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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CTV 부재·무허가 증축·환기 부실… 안전공업 화재참사 구조적 문제 드러나

대전 안전공업 화재참사에서 초기 발화지점의 CCTV 부재, 2층 무허가 복층 증축, 환기 부실, 반복되는 화재 신고 누락 등 기업의 구조적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합동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을 진행 중이며, 노조는 이번 참사를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74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참사의 원인 규명 과정에서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과 작업 환경의 열악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노동청 등 9개 관계 기관은 23일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며 발화지점과 화재 확산 경로를 추적 중이다. 특히 초기 발화지점으로 지목되는 공장 1층과 2층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원인 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는 노조의 근로자 사생활 보호 요구로 인한 결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 지점을 비추는 CCTV가 없어 불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했는지 규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재 참사의 피해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 2층의 무허가 복층 구조 증축이 지목되고 있다.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는 불법 증축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노조 측은 사측이 인력 증가에 따라 본관 식당을 확장하면서 업무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자체 판단으로 동관 2층에 휴게실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문정섭 안전공업 노조 사무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간을 개축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측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만든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간은 자동차 기계 설치를 위해 층고가 약 5.5미터로 높아 임의로 층을 나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창문이 작고 외부로 통하는 통로도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안전공업의 만성적인 작업 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폐질환, 폭발화재 사고가 빈번해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활동이 불안해 퇴사했다'는 직원들의 글이 잇따랐다. 한 전직 직원은 "코로나 전후에 근무했을 때 실내 절삭이라 환기가 충분하지 않았고 공장 전체에 절삭유 냄새가 상시적으로 남아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조장과 기술혁신 쪽으로 여러 번 개선 건의를 했지만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노조도 기자회견에서 "환경시설과 집진시설 부분에 대해 특히 화재 위험이 있다고 사측에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은 안전보다 이윤을 중요시한 구조적 문제로 인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안전공업에서 반복적으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현장직원은 "이번 화재 전에도 1년에 한 번은 작은 불이 났다"며 "불나면 관리자들이 사진을 찍어갔다"고 증언했다. 이는 기업이 소방서 신고 대신 내부적으로만 화재 사건을 관리해왔음을 의미하며, 근본적인 안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경찰은 불법 증개축과 소방·안전관리 부실, 피난·대피 적정성 여부 등 제기되는 위법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에 발생한 이번 화재는 약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으나 직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공장 1층에는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공정 특성상 점심시간 등에도 상주하는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피해를 더욱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찰·소방·노동청 등 합동감식반은 설비 구조를 확인하고 화재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업의 안전 무시, 규제 회피, 근로자 보호 부실이 빚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