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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치의 거목 조스팽 전 총리 별세, 전 정치권 추도

프랑스의 사회당 총리를 역임한 리오넬 조스팽이 별세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현직 총리를 비롯해 좌파·우파 정치인들이 그의 청렴성과 공화주의적 가치관, 주 35시간 근무제 등의 개혁 유산을 추도했다.

프랑스의 사회당 총리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국정을 이끈 리오넬 조스팽이 23일 별세했다. 조스팽의 서거 소식에 프랑스 정치 전반에서 추도와 애도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조스팽은 프랑스 정치의 거대한 인물이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 사회당 제1서기, 교육부 장관, 총리, 헌법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거목"이라며 "그의 엄격함, 용기, 진보에 대한 헌신을 통해 공화국의 고귀한 비전을 체현했다"고 평가했다.

현직 총리인 세바스티앙 르코르누는 "조스팽은 확고함과 높은 기준, 강한 책임감으로 프랑스를 섬겼다"며 "사회적 진보와 공화국 가치에 기반한 그의 업적은 영구적인 유산을 남겼으며 헌신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는 오늘 국가와 영원히 함께할 충실한 공무원 한 명을 잃었다"고 추도했다. 좌파 정치인들도 조스팽을 기리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강경 좌파 지도자 장뤼크 멜랑숑은 "그는 높은 기준과 근면함의 전형이었다"며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적-분홍-녹색 연합 구성, 정년 연장 거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멜랑숑은 조스팽 정부에서 직업교육 장관으로 일한 경험을 언급하며 "그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는 내 기억 속 깊은 감사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사회당 지도자 올리비에 포르는 "이는 엄청난 슬픔의 원인"이라며 "조스팽은 요구적이고 원칙적이며 공화주의적인 좌파 운동을 체현했고, 다원적 좌파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추모했다. 포르는 "정년이 흔들리는 지금, 그의 경력은 유행에 영합하지 않고도 통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며 "총리로서 그가 도입한 개혁들은 프랑스 사회에 영구적인 흔적을 남겼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회적 진전을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회 의장 야엘 브라운-피베는 "정치가, 의원, 장관, 총리로서 그는 프랑스인들의 일상을 변화시켰다"며 "보편적 의료보장, 성별 평등, 청년 고용 계획, 시민 동반자 제도 도입이 그의 주요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흥미롭게도 극우 진영에서도 조스팽에 대한 존경의 의사를 나타냈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은 "조스팽은 총리 재임 중 우리가 반대한 정책의 정치적 상대였지만, 좌파의 청렴한 인물이었다"며 "2002년 대선 이후 유일하게 우파와 좌파 모두가 광란적으로 조장한 파시스트 위협이라는 뻔뻔한 거짓을 규탄할 용기를 낸 사람"이라고 밝혔다. 극우 국민연합 지도자 조르당 바르델라는 "그는 제5공화국의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며, 우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좌파의 정직한 인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추도했다. 전임 총리 엘리자베스 보른도 "그는 좌파의 지도자이자 선구자로서 헌신, 엄격함, 공무 의식을 통해 프랑스 정치에 지속적인 흔적을 남겼다"며 "그와 함께 일하면서 이 같은 자질들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조스팽의 정치적 유산은 프랑스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그의 총리 임기는 프랑스 좌파 정치의 황금기로 평가되고 있다. 주 35시간 근무제, 보편적 의료보장, 성별 평등 정책, 청년 고용 계획 등 그가 추진한 개혁들은 프랑스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여러 정치 진영에서 강조한 그의 청렴성과 공화주의적 가치관은 정치적 대립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스팽의 서거는 프랑스 정치사에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것으로, 좌파와 우파를 막론한 광범위한 추도 속에서 그의 정치적 유산과 인품이 얼마나 깊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