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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4대 정유사 압수수색…유가 담합 의혹 본격 수사

검찰이 SK에너지 등 4대 정유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100명의 사상 최대 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한 이번 수사는 정부의 유가 담합 엄단 지시에 따른 것으로, 설탕·밀가루에 이어 민생 담합 수사가 유류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 4대 정유사 압수수색…유가 담합 의혹 본격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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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촉발된 국내 유가 급등과 관련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유업계의 유가 담합 가능성을 지적하고 엄격한 대응을 지시한 지 불과 18일 만에 단행된 것으로, 검찰이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한 수사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는 이들 정유사와 한국석유협회 등 총 5개 기관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으며, 국내 유통 유류 및 석유제품 가격을 사전 협의를 통해 임의로 조작한 혐의를 적발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의 조직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사 9명과 수사관 90여 명 등 총 100명의 사상 최대 규모 수사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으며, 반부패수사부 소속 3개 부서가 동시에 동원되었다. 이는 검찰이 현재의 유가 불안 국면에서의 담합 행위뿐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의 담합 여부까지 광범위하게 수사할 계획임을 시사한다. 앞서 설탕과 밀가루 담합 사건 수사에서 2020년부터 수년간의 위법 행위를 적발한 전례에 비춰, 이번 수사도 장기간에 걸친 정유사들의 담합 구조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정부의 강한 정책 의지와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정유업계의 기름값 담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부당 이득은 취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하루 만에 유가 담합 행위를 '반사회적 중대 범죄행위'로 규정해 대검찰청에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는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등 유가 안정을 위한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이러한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사전에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대통령의 엄단 발언을 계기 삼아 강제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민생 담합 수사는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나희석 부장검사가 이끄는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서민경제 교란 사범을 집중 수사해 총 9조 9404억원 규모의 담합 사건에서 52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1월에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당사들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조 2715억원 규모의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적발해 기소했다. 올해 2월에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등 제분사 6곳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조 9913억원 규모의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며, 효성과 현대, LS 등 10개 업체의 한국전력 발주 입찰 6776억원 규모 낙찰 담합 혐의도 기소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이 대통령은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고, 정 장관도 수사팀을 이례적으로 치하했다.

향후 이번 정유사 수사는 상당한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탕과 밀가루 담합 수사가 자체 첩보로 시작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요청권 행사로 수사 범위를 확대한 전례에 비춰, 이번 정유사 수사도 유사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이 반부패와 경제 분야에 남은 직접 수사 권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권한이 있는 한 맡은 직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범죄 혐의가 확인된 사안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검찰의 수사 권한 축소를 앞두고 민생 경제 보호에 남은 직접 수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