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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2000석 중 휠체어석 10석뿐···BTS 광화문 공연 장애인 접근성 논란

BTS 광화문 공연에서 휠체어 이용자 등 장애인 관람객들이 심각한 접근성 문제를 겪었다. 2만2000석 중 휠체어석 10석, 보행 약자들의 동선 제약, 화장실 접근 불가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공공성 표방이 무색하다'고 비판했다.

2만2000석 중 휠체어석 10석뿐···BTS 광화문 공연 장애인 접근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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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기념 공연이 안전하게 마무리됐지만,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접근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62세 신수정씨는 검문을 마친 후 공연장 인근에 진입했으나 경찰로부터 계속 앞으로 이동하라는 안내만 받았고, 결국 광화문 일대를 세 바퀴나 돌아야 했다. 신씨는 "아미(BTS 팬) 중에는 나처럼 장애인도 있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이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 행사"를 표방한 만큼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일 경찰은 인파 밀집을 우려해 보행자들이 멈추지 않고 계속 이동하도록 유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휠체어 이용자와 노인 등 이동 약자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었다. 목발을 짚은 시민이 카페 계단 앞에 앉자 경찰이 "영업에 방해되니 이동해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으며, 지쳐서 골목 구석에 멈춰 서거나 바닥에 앉는 장애인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동행자 박승부씨(73)는 "검문을 마친 관람객을 통로 주변에 앉도록 안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안전 통제를 이유로 무조건 이동만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신씨 역시 "이리 가라 저리 가라 계속 이동만 하라고 해서 지친다"고 호소했다.

기본적인 화장실 접근성도 심각하게 부족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천에서 광화문을 찾은 신향미씨(55)는 "장애인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해 애초에 공연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주변 건물까지 통제돼 장애인 화장실 이용도 어렵지 않냐"고 지적했다. 49세 남용식씨도 "바리케이드가 너무 많아 휠체어 이동이 불편하다"며 "며칠 전부터 오고 싶었는데 저녁까지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선 설계 단계에서 이동 약자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현장의 물리적 장벽들이 장애인의 문화생활 향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좌석 수의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의 총 2만2000여 석 가운데 휠체어석은 단 10석(1·2차 예매 각각 5석)에 불과했다. 이는 0.05% 수준으로,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한 기준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법령에 따르면 관람석이 2000석 이상인 공연장은 최소 20석 이상의 장애인 관람석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이번 공연은 상설 공연장이 아닌 임시 무대 형태로 진행돼 해당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는 "2만 석 중 10석은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공공성을 강조한 행사였지만 과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연이 노출시킨 문제는 단순히 한 행사의 미흡함을 넘어, 대규모 공공 행사에서 장애인 접근성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무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공성을 표방하는 대규모 행사에서는 임시 무대라는 이유로 장애인 배려 기준을 면제해서는 안 되며, 사전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의 동선과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