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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BTS 광화문 공연 후 '공공 공간' 논란···정부 특혜 vs 시민 불편

BTS 광화문 공연 이후 공공 공간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행정력 투입, 시민 불편, 국가 주도의 문화 정책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공공 공간의 민주적 활용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복귀 공연이 마무리되면서 공공 공간의 사용 기준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공연 무대가 철거된 22일 현재, 민간 기획사의 행사를 위해 국가 행정력이 과도하게 투입된 것은 아닌지, 일반 시민들이 겪은 불편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집회, 일상, 관광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공공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공연 개최 문제를 넘어 도시 공간의 민주적 활용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부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번 행사에 투입한 실제 비용이 민간 기획사인 하이브가 납부한 금액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하이브는 광장 사용료 약 3000만원과 경복궁·숭례문 사용·촬영 허가 비용 6120만원을 납부했으나, 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1만명 이상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공공 재원의 실제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문화연대 김상철 정책위원은 "정부나 서울시의 도움 없이 순수 민간 기획사 차원에서 이런 규모의 행사를 기획할 수 있겠냐"며 "이 점만 봐도 이번 행사가 얼마나 예외적이고 특혜적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민간 행사나 문화 예술 단체들과의 형평성 문제로도 이어지면서 정부의 차별적 지원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의 광범위한 교통 통제와 일반 시민의 접근 제한도 논쟁의 중심에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 폐쇄, 인근 도로 통제 등으로 인해 시민들은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제 방식의 적절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일반 생활공간이자 도심 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불편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복합적 변수가 큰 행사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의 일상적 통행로이자 집회의 장소이며 동시에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는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불편의 정당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를 단순한 민간 공연이 아닌 국가의 문화 정책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K팝 중심의 문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적 통제를 통해 행사를 개최했다는 의미에서 '정부 주도의 K팝 사업'이라는 성격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상철 정책위원은 "문화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국가가 이를 인위적으로 연출하려 한 인상을 준다"며 "이런 방식은 K팝의 장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한국의 대표 문화 산업인 K팝이 순수한 예술 창작과 팬덤의 자발적 결집이라는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공 공간의 민간 행사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절차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앙대 안정상 겸임교수는 "서울시가 광장을 민간 행사에 활용하려면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심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행정기관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시민 대표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기구를 통해 허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헌식 평론가도 "이번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공공 공간 활용의 모델이 되려면 광화문을 문화적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로드맵과 비전을 제시했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시민 참여의 민주적 절차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