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한 BTS, 광화문서 '한국적 글로벌' 무대 펼쳐
BTS가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공연을 개최했으며, 한국 전통과 현대 문화를 결합한 무대로 호평받았다. 다만 경찰 예상 26만명 대비 실제 4만~10만명 수준으로 관객이 모여 큰 차이를 보였고, 엄격한 안전 관리로 인한 시민 불편이 제기되었다.
방탄소년단(BTS)이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컴백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 21일 열린 이번 공연은 한복과 사물놀이, 민요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로 '가장 한국적인 공간에서 가장 세계적인 무대'라는 콘셉트를 선명하게 구현했다. 검은 재킷을 입은 일곱 멤버는 정규 5집 '아리랑'의 신곡 8개와 기존 히트곡 4개를 포함해 총 12곡을 1시간 동안 열창하며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광화문 현판 아래 RM의 첫인사 '안녕, 서울'로 시작된 공연은 광장을 가득 메운 보랏빛 '아미밤'(팬덤 응원 봉)이 거대한 파도처럼 출렁이는 장면으로 서울의 심장을 깨웠다.
이번 공연의 오프닝은 BTS의 새 장을 상징적으로 열어젖혔다. 오프닝곡 '바디 투 바디'가 시작되자 한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몸짓과 함께 사물놀이 소리, 민요 '아리랑' 선율이 한꺼번에 밀려들며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거대한 오픈형 큐브 무대에는 수묵화의 선을 닮은 미디어 파사드가 흐르고, 양쪽 타워에서 치솟는 빔 조명은 광화문 밤하늘을 가르며 솟구쳤다. 조선의 정궁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힙합 비트와 아리랑 선율의 결합은 놀랍도록 자연스러워 BTS가 이번 앨범의 이름을 '아리랑'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 없이도 납득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곡 '훌리건'에서 멤버들은 검은 두건을 쓴 댄서들 사이에서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며, 오랜 공백 끝에 다시 함께 선 무대라는 사실이 몸짓 곳곳에서 읽혔다.
공연 중반부터는 BTS의 글로벌 위상을 대표하는 히트곡들이 광장의 온도를 급상승시켰다. 빌보드를 휩쓴 '버터'의 경쾌한 디스코 팝과 '마이크 드롭'의 묵직한 힙합 비트가 경복궁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타이틀곡 '스윔'은 공연의 백미로 평가받았다. 삶의 파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헤엄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곡에서는 무대가 푸른 물결의 미디어 아트로 뒤덮였고, 화려한 테크닉 대신 절제와 여백을 살린 군무는 지금의 BTS가 보여주고 싶은 성숙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연 후반부 멤버들은 모두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컴백 소감을 밝혔으며, RM은 해외 팬들을 향해 "긴 여정이었지만 결국 우리가 이곳에 왔다. 오늘 저희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해 다시 한번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공연 현장의 관객 규모는 사전 예상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경찰은 공연장 인근에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추산했으나, 서울시 추산 현장 관객 수는 최대 4만8000명으로 예상치에 못 미쳤다. 하이브 측은 티켓 예매자 수, 통신 3사, 알뜰폰 이용자, 외국인 관람객 수를 종합한 추정치인 10만40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관객 규모의 차이는 광장에 설치된 임시 무대와 엄격한 안전 통제의 영향으로 보인다. 광장에 넓게 비워 둔 통행로 때문에 거대한 군중의 에너지가 한 덩어리로 응집되는 느낌이 부족했으며, 이로 인해 현장 열기에 온도 차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철저한 안전 관리로 공연은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관객들은 여러 번의 보안 검색을 통과하고 팔찌와 입장권을 제시한 뒤에야 이동할 수 있었으며, 구역마다 펜스를 설치해 인파 밀집을 방지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일행이 서로 떨어지거나 건물 앞에서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던 노인들이 강제로 이동당하는 등 경직된 인파 관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휴일인 토요일에 1만5000명이 넘는 안전 인력을 투입한 것을 놓고 세금 낭비 논란과 행사 외 지역 응급 대응 공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광화문 공연으로 인해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