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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미국 공장 풀가동으로 관세 장벽 돌파…부품 조달 25% 급증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공장 생산량을 80만 대까지 확대하고 부품 조달을 25% 늘리며 북미 시장 집중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 수입차 관세 부담과 유럽·중국 시장의 악화를 피하기 위한 경영 전략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무게추를 북미로 옮기고 있다.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 풀가동으로 관세 장벽 돌파…부품 조달 25%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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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공장 생산량을 약 80만 대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공급망의 무게추를 북미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 주요 공장을 풀가동 수준으로 가동하면서 현지 부품 조달액도 1년 새 25% 가량 급증했다. 이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담을 덜고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수익성이 검증된 북미 시장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22일 현대차와 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미국 공장 3곳 지난해 생산량은 78만2320대로 전년 71만5732대 대비 9.3% 증가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36만2000대, 기아 조지아 공장이 35만5000대를 생산했고, 지난해 3월 준공한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가 6만5000대를 생산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량 중 미국의 비중은 2023년 10.7%에서 2024년 11.7%로 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은 100.6%, 조지아 공장은 102.3%로 풀가동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두 회사의 글로벌 공장 중 가동률 100%를 초과한 곳은 한국과 브라질, 미국뿐이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공장을 풀가동하는 배경에는 관세 부담이 크다. 양사는 지난해 미국 수입차 관세로 7조2000억원을 부담했으며, 이는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관세 부담을 안고 한국에서 수출하는 대신 현지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미국은 지난해 4월부터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관세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현지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현지 부품 조달 확대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공장 부품·원부자재 매입액은 지난해 30조3386억원으로 전년 24조2473억원 대비 25.1% 증가했다. 2023년 21조6758억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40%가 급증한 수치다. 현대차는 12조7341억원에서 17조1061억원으로 34.3% 늘었고, 기아는 11조5132억원에서 13조2325억원으로 14.9% 확대됐다. 한국에서 수입한 부품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이 현지 조달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럽과 중국 시장의 악화도 미국 집중 전략을 가속화했다. 현대차 체코·튀르키예 공장과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의 유럽 생산량은 2024년 92만7160대에서 지난해 76만9725대로 17% 급감했다. 유럽 공장 3곳의 평균 가동률은 88.5%에 불과하다. 중국 브랜드의 저가 전기차 공세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북미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차급에 걸쳐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갖춘 유일한 완성차 그룹으로, 도요타와 함께 북미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집중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검증된 북미 시장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는 판단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현지 생산 능력을 계속 확대하고, 부품 조달망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현대기아차는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내 공장의 가동률 저하가 고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