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 앞두고 서울이 '콘서트 투어리즘' 메카로 변신
BTS 광화문 공연을 계기로 서울이 '콘서트 투어리즘' 메카로 변신하고 있다. 공연 발표 이후 서울 숙박 검색량이 85% 급증했으며, 호텔과 유통 업계는 '팬 경험 패키지'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예상 경제 효과는 3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계기로 서울 전역이 거대한 관광 소비 무대로 재편되고 있다.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숙박, 쇼핑, 문화 체험으로 이어지는 통합적인 여행 패턴이 형성되면서 K-콘텐츠 기반의 새로운 관광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는 모양새다. 이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경제 효과를 일컫는 '테일러노믹스'에 견줄 만한 'BTS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국내 관광 및 소비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인 BTS 컴백 공연에는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공연은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넘어 광역 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중요한 경제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IBK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앨범 600만 장, 투어 모객 600만 명, 평균 티켓 가격 30만 원, 굿즈 평균 구매가 14만 원 등을 기준으로 이번 컴백의 직접 매출을 2조 9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2년 추산한 1회 공연당 최대 1조 2207억 원의 관광 파급 효과를 더하면 BTS 컴백의 총 경제 규모는 최소 3조 원을 상회하게 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팬들의 이동 동선 자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호텔스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BTS의 광화문 공연이 공식화된 지난 1월 20일 이후 3주간 서울 숙박 검색량은 직전 3주 대비 85% 급증했으며, 특히 전체 검색의 55% 이상이 3박 이상의 장기 숙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관광지로 선택하는 여행 패턴의 변화를 의미한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쇼핑, 숙박, 문화 체험 공간 방문이 하나의 통합된 여행 코스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호텔과 유통 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하며 'K-콘텐츠 기반 라이프스타일 소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하이브와 직접 협업해 전 세계 100명 한정의 'BTS THE CITY 리미티드 머치 컬렉션'을 포함한 객실 패키지를 출시했으며, BTS가 소개한 한식 메뉴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 한정 메뉴도 선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여권 케이스, 배스 타월, 더스트백, 객실 슬리퍼, 웰컴 카드 등으로 구성된 한정판 굿즈 5종을 제작하고, 서울드래곤시티는 '아리랑'을 키워드로 한 한국 전통 간식과 아트 키링을 담은 한정판 기프트 세트를 내놨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11층 K-웨이브 존에 BTS 화보와 BT21 굿즈를 대거 투입해 공연 발표 이후 해당 매장의 BTS 굿즈 매출을 전주 대비 190% 증가시켰다. 단순한 객실 판매나 할인 행사가 아닌 '팬 경험 패키지'로의 전환이 업계 전반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 부문도 BTS 공연을 'K-컬처' 확산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5개 국립문화기관과 연계해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BTS 멤버들의 관심사로 알려진 '반가사유상'과 '달항아리' 등 유물을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하이브와 협업해 박물관 소장 유물을 활용한 문화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광화문 일대에 글로벌 팬을 위한 체험 이벤트와 편의 서비스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공연 관람이 실제 지역 소비와 문화 체험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통합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BTS 컴백이 단순한 공연 특수를 넘어 한국의 여행 트렌드 자체를 변화시키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K-콘텐츠는 한 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체험하고 관련 상품 소비로 이어지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광화문이 영국의 애비로드처럼 새로운 K팝 성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재방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관광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874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올 1월 방한객도 전년 대비 13.3% 급증한 만큼 K-콘텐츠 기반의 관광 산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