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만 명 운집 예상 BTS 공연, 이태원 참사 이후 최강 안전망 가동
방탄소년단 컴백 라이브를 앞두고 약 26만 명의 인파 운집이 예상되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이후 최강 수준의 안전 대책을 펼치고 있다. 경찰 7000명, 소방 800명 등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고 환풍구 펜스 설치, 옥상 출입 제한 등 다층적 안전 조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안전과 불편함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이 이례적인 긴장 속에 준비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컴백 라이브를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 이후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인 약 26만 명의 인파 운집에 대비한 전례 없는 수준의 안전 대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의 잔디 광장은 거대한 철제 펜스로 가로막혔고, 경찰들이 보행로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지하철역 인근 환풍구까지 중층으로 펜스가 설치된 상태다. 이는 2014년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 사고와 2022년 이태원 참사의 교훈을 반영한 선제적 조치로, 도시 중심부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안전 관리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주변 건물의 옥상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었으며, 일부 건물 벽면에는 안전관리 협조 요청 공문이 붙어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공연 당일 오후 4시부터 건물 전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추락 사고 예방을 위한 이러한 조치들은 개방된 도시 공간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일 때의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동시에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되었다. 광화문광장 중앙에는 이동식 화장실 여러 개가 설치되었고, 인근 건물의 화장실도 상당수 개방된다. 공연 당일에는 세종대왕 동상 옆,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옆, 이순신 동상 근처 등 세 곳에 현장 진료소가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인력 동원 규모도 전대미문이다. 경찰은 시·도청 단위의 기동대뿐 아니라 일선 경찰서 인력까지 차출해 약 7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치안 유지 인력을 구성했다. 기동대 72개 부대 6759명과 형사 35개팀 162명 등이 동원되며, 전체 관객의 대다수가 여성인 점을 고려해 수색과 인파 관리를 전담할 여경 인력이 핵심적으로 배치되었다. 소방청도 '특별경계근무 제2호'를 발령해 구조대원 등 인력 800여 명과 장비 100여 대를 현장에 투입한다. 국가소방동원령을 통해 구급차 50대를 선제 배치하고, 거점 3곳에 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테러 대응 등 만일의 사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지휘 체계를 확보했다. 다만 이러한 무리한 인력 동원으로 인해 지구대와 파출소 등 기초 치안 단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팬들의 질서와 안전한 관람을 거듭 강조했다. 리더 RM은 "당일 현장 스태프분들과 안전요원의 안내를 꼭 따라주시고, 질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며 "팬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만들어 주는 질서와 배려가 있어야 더 멋진 공연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전을 위해 힘써주시는 경찰관분들, 소방 및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맏형 진도 "의미 있는 곳에서 오랜만에 다 같이 인사드릴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며 "도움 주신 분들과 이해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후 "현장에서 보시는 분들은 안전에 꼭 유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계속 늘고 있고, 주말 BTS 공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급증해 인천공항 입국장이 매우 혼잡한 상황"이라며 "현장의 혼란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특히 "모레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관광객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이고 신속하게 투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질서 유지는 철저히 하되 국민 불편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겨달라"며 안전 관리와 시민 불편 최소화를 동시에 당부했다.
그러나 현장의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니까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며 이해를 표했지만, 동시에 "이전에 이태원에서 큰 사고가 났는데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니까 걱정이 앞선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또한 "안전 관리뿐만 아니라 시민 의식도 중요하다"며 "공연 당일 사람들이 통제에 잘 따르지 않으면 이런 공연이 또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시청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좋은 취지인 건 알지만, 통행하는 데 불편함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공연 당일에는 회사 건물에 들어갈 때도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종로구 주민은 "외출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며 "굳이 광화문광장에서 공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만을 표했다. 온라인상에서도 택배 배송 지연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으며, 실제로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 통제로 인한 배송 지연이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