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착용한 채 스토킹 여성 살해…신상공개 결정
경기 남양주시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스토킹 피해 여성을 살해한 44세 김훈의 신상정보가 19일 공개되기로 결정됐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충분한 증거를 고려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이 19일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44세 남성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공개 대상자는 김훈으로,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정도, 충분한 증거 확보를 고려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개되는 신상정보는 이름, 나이, 얼굴이며 다음 달 20일까지 30일간 경기북부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사건은 이달 14일 오전 8시 58분경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의 김훈은 피해자의 출근길 목에서 대기하다가 피해자의 차량을 가로막아 세운 후 운전석 유리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당시 피해자의 스마트워치와 시민 신고가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했지만 생명을 구하지는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훈의 범행은 철저히 계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훈은 피해자의 출근 동선과 일상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사건 직전 흉기를 준비하는 등 사전 계획 단계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훈과 피해자는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훈은 10개월 전 피해자를 칼로 위협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이후에도 지속된 스토킹으로 인해 구속 수사 대상에까지 올랐으나,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미루는 사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김훈이 전자발찌 착용 상태에서도 수차례 법을 어겼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훈은 과거 전자발찌를 찬 채로 무단 외출을 일삼았으며, 음주 운전과 무면허 뺑소니 사고까지 저질렀다. 이는 전자발찌 모니터링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는 사례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범행 직후 김훈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으나 약 1시간 만에 경기 양평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조기 대응과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지속된 스토킹 행위에 대해 경찰이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범행의 수단이 극도로 잔인했고 사회에 미친 충격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으며, 김훈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 사건은 스토킹 피해자 보호 체계의 강화, 전자발찌 모니터링의 고도화, 그리고 경찰의 신속한 대응 체계 개선 등 다각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접근 금지 명령 이후에도 지속되는 스토킹 행위에 대한 경찰의 즉각적인 조치와 구속영장 신청의 신속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를 단순한 미성숙한 행동으로 보지 말고 심각한 폭력 범죄의 전조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