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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안보 책임 동맹국에 전가...미국 중동 군사개입 축소 신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 책임을 동맹국에 전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럽 동맹국들의 상선 호위 파병 거부에 대한 압박 차원으로 해석되며, 미국의 중동 군사개입 축소 신호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책임을 미국에서 벗고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거래하는 국가들에게 전가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 트루스소셜에 "테러국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한 후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가 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작성했다. 이어 "그러면 우리의 반응 없는 동맹 중 일부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의 의도를 드러냈다.

이번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에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유럽 동맹국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국적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호위 활동을 벌이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제시하고 유럽, 한국, 일본 등의 동참을 요구해왔으나 대부분의 유럽 동맹국이 선을 그으며 거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SNS 게시물은 이러한 거부에 대한 압박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되며, 동맹국들이 미국의 중동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으면 해협 안보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가장 핵심적인 통로로, 하루 약 2100만 배럴의 석유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을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셰일오일 등 자체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이러한 에너지 의존도의 차이에 기반한 것으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해협 안보에 더 많은 책임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해군을 주둔시키며 해협 일대를 감시해온 기존의 역할에서 물러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가 중요한 이유는 이란이 과거부터 해협 봉쇄나 선박 나포를 압박 카드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해협이 막히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극심하다. 따라서 미국은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에 해군을 배치하고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해왔으며, 이것이 중동 지역 미국의 군사 주둔의 중요한 명분이 되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호르무즈 해협 안보도 동맹국들이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승차하는 사례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방 부담을 줄이고 동맹국들의 책임 분담을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조가 중동 지역에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 신호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중동 군사개입 축소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동맹국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파병을 강요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동맹국들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어떤 형태로든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사설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미국의 동맹은 정신을 차리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는 데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는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 지역에서의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조건부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