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K-애비로드'로 부상… 전 세계 BTS 팬 3300만 명 성지 순례
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 팬 3300만 명이 서울로 모이면서 광화문이 비틀스의 '애비로드'처럼 세계적 문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BTS 굿즈 매출이 전주 대비 190% 증가하는 등 경제 효과도 발생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약 2조9000억 원의 매출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 팬덤 '아미(ARMY)'들이 서울로 속속 집결하면서 광화문광장이 비틀스의 '애비로드'처럼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광화문광장을 찾은 프랑스인 로라 데브릴 씨(27)는 공연 티켓 예매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고 현장에 나타났다. 그는 "6년 전 취업 준비 때 BTS 음악에 위로받고 힘을 얻었다"며 "국립중앙박물관 팝업스토어와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등을 빠짐없이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컴백 공연을 앞두고 팬들은 성지 순례하듯 세종문화회관을 찾고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며 열정을 드러내고 있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평소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인근 명동과 종로에서도 아미들의 쇼핑과 관광 활동이 활발해졌다. 벨라루스에서 온 밀라나 루닥 씨(26)는 "BTS 컴백 공연을 계기로 광화문 자체도 아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영 한국외국어대 세미오시스연구센터 연구교수는 "광화문광장은 조선 왕이 백성을 만나던 공간이자, 한국 현대사에서는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장소"라며 "앨범 '아리랑'을 통해 뿌리를 이야기하려는 BTS가 이를 보여줄 공간으로 광화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이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표현할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화문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아미들의 서울 방문은 이미 가시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명동점 K팝 특화 매장 'K-웨이브존'의 BTS 굿즈 매출은 전주 대비 약 190%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정가 4만9000원인 공식 응원봉이 20만 원대에서 30만 원대에 거래될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다. 유통업계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F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공연 기간 매장 외관을 보라색으로 꾸미고, 신세계면세점은 BTS 굿즈 판매를 대폭 확대했으며, 아워홈은 인천국제공항에서 BTS 멤버들의 기호를 반영한 한정 메뉴를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광화문 공연을 기점으로 BTS 컴백이 관광 소비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경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내년까지 약 2조9000억 원의 매출과 53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BTS 아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꼽힌다. 아미는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청춘을 위한 사랑스러운 대변자)'의 약자로, 팬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만 3368만 명에 이르며,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비공식 네트워크를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2016년 미 빌보드 뮤직 어워즈였다. 당시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줄곧 독차지했던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BTS가 받았는데, 이는 아미가 팬 투표 등에 적극 참여한 덕분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BTS가 월드 스타로 발돋움한 건 열정적으로 활동한 아미의 힘"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미의 가장 큰 특징은 자발성과 조직력이다. 2020년 BTS가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자, 아미는 하루 만에 같은 금액을 모아 '매치 기부'를 진행했다. 이러한 초국가적 팬덤의 결집력이 광화문을 새로운 문화 성지로 만들고 있다.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는 비틀스가 1969년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녹음 장소였으며, 멤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앨범 커버 사진은 '팝음악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으로 꼽힌다. 현재 애비로드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사진을 찍는 '비틀스 성지순례 명소'로 자리 잡았고, 영국은 2010년 이 횡단보도를 '2급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광화문이 비슷한 경로를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역사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이 공간이 K팝 문화를 넘어 국제적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