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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우승 미국 꺾고 역사 창조

베네수엘라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에서 미국을 3대2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9회 말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의 결승 더블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며, 라틴아메리카 국가로는 도미니카공화국 이후 두 번째 WBC 우승국이 되었다.

베네수엘라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로안디포 파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는 미국을 3대2로 꺾고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9회 말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의 결승 더블이 나오면서 8회에 내주었던 동점을 뒤집고 최종 승리를 확정했다. 베네수엘라는 9회 초 루이스 아라에스의 볼넷으로 시작된 공격에서 주자 하비에르 사노하가 2루를 탈취한 후 수아레스의 좌중간 갭 더블로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올렸다.

베네수엘라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3회에 살바도르 페레스의 선두 안타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볼넷으로 주자를 모은 후 마이켈 가르시아의 희생 플라이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윌예르 아브레우가 미국의 루키 노란 맥린 투수로부터 414피트 홈런을 쏘아내며 2대0으로 리드를 확대했다.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 베네수엘라의 릴리프 투수들은 7회까지 미국 타자들을 2안타에 묶어두며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이 경기에서 베네수엘라는 9회 완벽한 수비로 3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다니엘 팔렌시아 투수가 3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8회 미국의 반격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보비 윗 주니어가 2아웃 상황에서 볼넷을 얻은 후 브라이스 하퍼가 안드레스 마차도 투수의 연속 체인지업을 중앙 펜스 너머로 날려보내며 2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미국이 2대2 동점을 만들며 경기는 극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아론 저지, 하퍼, 폴 스킨스 등 쟁쟁한 스타들을 앞세운 미국이 8회에 동점을 만들면서 9회 추가 이닝이 예상되었으나, 베네수엘라가 즉각적인 반격으로 결승점을 올리며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우승은 베네수엘라 야구의 위상을 크게 높이는 성과다. 베네수엘라는 WBC 역사상 라틴아메리카 국가로는 도미니카공화국(2013년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국이 되었다. 한편 미국은 2017년 우승 이후 국제 야구의 최고 권위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으며, 2023년 결승전에서도 일본에게 패배한 바 있다. 저지는 이날 결승전에서 0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으며, 미국은 2년 연속 결승전 패배의 아픔을 안게 되었다. 베네수엘라의 성공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 63명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베네수엘라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결승전은 양국 간 정치적 긴장 속에서 치러졌다. 2026년 1월 미국군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라틴아메리카 지역 주민들로 주로 구성되어 강렬한 베네수엘라 응원을 펼쳤으며, 일부 관중들은 미국 선수 소개 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로안디포 파크의 매진 관중들은 베네수엘라 응원단의 깜빡이는 손목 밴드로 물든 경기장 분위기 속에서 극적인 결승전을 목격했다.

이번 6회 WBC는 2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등 야구 강국들의 활약이 주목받았으나, 베네수엘라의 우승은 라틴아메리카 야구의 저력을 입증하는 결과가 되었다. 베네수엘라는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뛰어난 투수 운용과 9회 말의 결정적인 공격으로 역사적인 우승을 이루어냈으며, 이는 베네수엘라 야구의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 상승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