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호국 선박만 선별 통과 허용…호르무즈 해협 '선택적 봉쇄' 전략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면서 우호국 선박들만 선별적으로 통과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 여러 국가의 선박들이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통과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전쟁으로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우호국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는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양 정보 추적 업체 윈드워드는 15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15일과 16일 최소 5척의 선박이 이란 영해를 통해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란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선박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드워드는 "이란의 선택적 봉쇄가 진화해 동맹국과 지지국들의 통과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란이 해협에 대한 허가 기반의 통과 제어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시 기준으로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 통로다. 평화시에는 전 세계 에너지 무역의 생명줄 역할을 하지만, 현재 중동 전쟁으로 인해 사실상 폐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제이피모건의 상품 분석가 나타샤 카네바는 지난 이틀간 라락-케슘 채널을 통해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이 최소 4척이라고 추적했다. 이 채널은 이란 해안 근처의 비표준 항로로, 선박의 소유권과 화물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미국과 그 동맹국과 무관한 선박들의 통과를 허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카네바는 "이는 표준 항로가 아니며, 선박의 소유권과 화물을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절차를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 중에는 벌크선과 파키스탄 국적의 석유 탱커 '카라치'가 포함됐다. 해양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카라치는 자동 위치 확인 시스템을 활성화한 상태로 해협을 통과했는데, 대부분의 선박들이 피격을 피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꺼둔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특정 선박에 대해 명시적인 허가를 부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해협을 통과한 화물의 대부분은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선택적 통과 정책은 이란이 해협의 통제권을 활용해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러 국가들이 자국 선박의 통과를 보장받기 위해 이란과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적 액화석유가스 탱커 '난다 데비'와 '시발릭'은 약 92,700톤의 액화석유가스를 싣고 지난 주말 해협을 통과한 후 인도 구자라트주의 항구에 도착했다. 인도 관계자들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이 통과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한 터키의 압둘카디르 우랄로을루 운수장관은 터키 소유의 선박이 이란의 허가로 해협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금요일 발표했다. 이는 이란이 특정 국가들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한편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이 지역의 해운 보호를 위한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란의 선택적 봉쇄 정책은 단순한 군사적 조치를 넘어 외교적 영향력 행사와 국제 무역 통제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이러한 갈등은 중동 지역 안정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국제 해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이란과 국제사회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