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증거 제출·증인 진술 번복…김영환 지사 구속영장 신청 배경
경찰은 금전 수수 혐의를 부인해온 김영환 충북지사가 허위 증거를 제출하고 증인을 회유해 진술을 번복하게 했다는 판단 하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농막 인테리어 비용 대납의 대가로 특혜를 제공한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경찰이 금전 수수 혐의를 부인해온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단순한 혐의 부인을 넘어 허위 증거를 제출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는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관련 증거와 맞지 않는 거짓 이체 내역을 제출했으며, 핵심 증인이 진술을 번복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는 현직 광역단체장으로서 뇌물 혐의의 중대성과 함께 사건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려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김 지사는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으로부터 농막 인테리어 비용 2천만원을 대납받은 사실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충북도청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해 8월 21일부터 일관되게 혐의를 거부해온 것이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견적서 등을 분석한 결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인테리어 업체 A씨가 농막 공사를 진행한 시점은 2024년 8월 한 달간이었으며, 시공 비용은 정확히 2천만원이었다. 경찰은 윤 배구협회장이 해당 기간 두 차례에 걸쳐 정확히 A씨에게 2천만원을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김 지사가 경찰에 제출한 이체 내역이 이 공사와 완전히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지사는 2024년 6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1천800만원을 이체한 내역을 제출했는데, 경찰의 분석 결과 이는 그의 아들이 A씨에게 맡긴 별개의 공사 대금 송금 기록이었다. 결국 농막 인테리어 공사 견적과 김 지사가 제시한 이체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고, 경찰은 이를 허위 증거 제출로 판단했다. 현직 도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거짓 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핵심 증인의 진술 번복이다. 인테리어 업체 A씨는 처음에 경찰에 농막 공사 비용을 윤 배구협회장으로부터 대신 받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후 돌연 진술을 바꿔 김 지사 측과 윤 배구협회장 양쪽으로부터 이중으로 공사 대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즉, 김 지사의 아내와 윤 배구협회장이 각각 농막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했으며 자신이 이 사실을 양측에 숨긴 채 한 번의 공사로 두 번의 대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진술의 신빙성을 강하게 의심한다. 윤 배구협회장이 당초 농막 공사비를 대납한 사실을 시인했고, 농막 소유주인 김 지사에게 알리지 않고 인테리어 공사를 추진할 리 없다는 논리다. 경찰은 A씨가 김 지사 주변과의 친분을 이용해 김 지사를 감싸기 위해 진술을 번복했다고 판단하고, A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수사는 단순한 금전 수수를 넘어 뇌물의 대가성까지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김 지사가 공사 비용 대납의 대가로 윤 배구협회장이 운영하는 B 식품업체에 특혜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의심해왔다. 농막 공사가 진행된 2024년 말 B 업체는 괴산 소재 비닐하우스에서 쪽파를 재배할 수 있는 충북도의 스마트팜사업에 참가했는데, 재배 단지에는 수천만원 상당의 첨단 베드 등 고가의 시설이 사전에 설치된 상태였다. 이는 일반적인 스마트팜사업의 진행 방식과 크게 다르다. 충북도는 도비를 들이지 않고 무료 시범사업 방식으로 해당 시설을 설치할 기업을 별도로 모집했었는데, 경찰은 이 과정에 김 지사가 적극 개입한 정황을 관계 공무원의 진술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 지자체를 포함해 스마트팜사업에서 고가의 첨단 시설을 사전에 설치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을 근거로 김 지사가 윤 회장 측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결론 지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팜사업의 경우 참가 기업에 시설 설치비를 일부 지원해주거나 대출 혜택을 주는 것 정도가 통상적인 방식이다. 경찰은 또 김 지사가 지난해 4월과 6월 윤 배구협회장 등 체육계 인사 3명으로부터 총 1천100만원의 현금을 출장 여비 명목으로 받은 혐의와 관련해서도 김 지사와 관련 인사들이 사전에 입을 맞춘 뒤 객관적인 증거와 배치되는 진술을 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명시적인 대가 약속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대가성에 대한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통화 녹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은 단순한 금전 수수 혐의를 넘어 뇌물과 증거인멸, 증인 무고 등 여러 중대 혐의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