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세포 구조 원리 규명…초기 배아발달 이해 획기적 진전
중국 웨스트레이크 대학 연구팀이 극저온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난자 세포 내 세포질 격자의 분자 구조를 처음 규명했다. 14개 단백질로 이루어진 반복 구조 원리를 밝혀냈으며, 이는 초기 배아발달과 생식 질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웨스트레이크 대학 연구팀이 포유류 난자 세포 내부의 세포질 격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처음 규명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60년 이상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난자 성숙과정의 분자적 기초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생식의학과 배아발달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난자 세포질 격자(CPL)는 난자 성숙과 초기 배아발달에 필수적인 섬유 구조물로, 1960년대 처음 발견된 이후 그 정확한 분자 구조와 조립 메커니즘이 오랫동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극저온 전자현미경(크라이오-EM) 기술을 이용해 생쥐 난자에서 추출한 세포질 격자의 3차원 구조를 촬영하고 분석했다. 이 첨단 기술은 생물 분자의 원자 수준 구조를 비파괴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질 격자는 14개의 단백질 소단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U자형 바구니'와 '어댑터 링'이라는 반복 단위 구조로 구성되어 필라멘트 형태의 건축을 이룬다. 어댑터 링은 2중 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NLRP4f 단백질 2개, 세포질 모성 복합체(SCMC) 4개, ZBED3 단백질 2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두 개의 상호작용 클러스터를 통해 원형으로 연결되어 있다. U자형 바구니는 PADI6 단백질에 의해 고정되는데, PADI6는 10개의 동형이합체로 구성된 20량체 구조로 등을 맞댄 두 개의 오각형 배치로 조립되며 각각 U자형 바구니의 측면을 형성한다.
U자형 바구니의 밑면과 상하 측면은 중앙 대칭 조립체들로 형성되며, 이들이 PADI6 오각형과 함께 작용하여 완전한 U자형 구조를 구성한다. 각 어댑터 링 내의 두 개 SCMC 이합체는 인접한 두 개의 U자형 바구니의 상하 측면을 광범위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반복적인 세포질 격자 단위 간의 연결을 유지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마치 건축물의 기초와 골조가 반복되는 패턴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이번 발견은 단순히 구조적 이해를 넘어 여성 생식 장애와 초기 포유류 배아발달의 분자적 기초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세포질 격자의 정상적인 조립이 난자의 감수분열과 초기 배아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제 분자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구조적 원리가 불임, 유산, 선천성 이상 등 생식 관련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웨스트레이크 대학의 생장 조절 및 중개 연구 핵심 실험실, 웨스트레이크 생명과학 및 생의학 실험실, 그리고 저장성 구조생물학 핵심 실험실 등 여러 기관의 국제 공동 연구로 이루어졌다. 극저온 전자현미경 기술의 발전이 이전에 불가능했던 대규모 생물 분자 복합체의 고해상도 구조 규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생명 과학의 기초 연구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