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이란 전쟁이 원인
미국 재무부장관 베센트는 3월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원인은 이란 전쟁 때문이지 무역 분쟁이 아니라고 밝혔다. 파리에서 진행된 양국 고위급 담당자 회담에서는 미국-중국 무역위원회 설립과 농산물·에너지 수출 확대에 합의했으나, 중국은 미국의 301조 조사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재무부장관 스콧 베센트는 3월 16일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 원인은 무역 분쟁이나 해운 문제가 아니라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군사 작전 필요성에 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파리에서 진행된 양국 고위급 담당자들의 이틀간 회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의 회담은 건설적이었으며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5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회담 일정 확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베센트 장관은 "만약 연기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미국 군대의 최고사령관이 현재 진행 중인 전쟁 기간 동안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압박하기 위해 회담을 미룰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베센트 장관은 특히 "어떤 연기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여, 미국 측의 전략적 필요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서 외교적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정상회담 일정도 이러한 전략적 고려 속에서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회담에는 미국의 베센트 재무부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와 리청강 무역협상 담당자가 참석했다. 중국 측 리청강 협상담당자는 이번 회담을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라고 평가하면서, 양국이 쌍무 관세 수준의 안정성 유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어 무역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때 논의할 수 있도록 "작업 계획"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미국의 농산물과 에너지 상품 수출 확대,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을 관리할 공식적 메커니즘 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측이 제안한 새로운 기구는 "미국-중국 무역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불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 기구는 "중국으로부터 어떤 상품을 수입해야 하고, 중국에 어떤 상품을 수출해야 하는지를 파악하여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그리어 대표가 설명했다. 또한 양국은 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기구는 무역위원회에 비해 발전 수준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미중 간 무역 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분쟁 발생 시 신속한 해결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중국 측은 미국의 새로운 "301조 부당 무역행위 조사"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조사는 과잉 산업 생산 능력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판매 금지 실패를 이유로 중국을 포함한 다수의 무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법에 근거한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를 무효화한 만큼, 이번 301조 조사는 향후 수 개월 내에 새로운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 리청강 협상담당자는 "이들 조사의 진전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도 보복 관세 등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무역 전문가들은 현재 워싱턴의 관심이 이스라엘-미국의 이란 전쟁에 집중되어 있고, 정상회담 준비 시간이 부족한 만큼 파리 회담이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무역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워싱턴 정책센터를 이끌고 있는 전직 미국 무역협상가 웬디 커틀러는 "올해 정상 간 회담이 최대 4회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에 도출된 성과물들은 연중 여러 차례에 걸쳐 추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가 회담에는 시진핑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11월 중국 개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12월 미국 개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미중 간 무역 협상은 단기간의 극적인 합의보다는 장기적 관계 안정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