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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새 총장 배충식, 1년 4개월 공백 마감…'AI 교육 혁신' 추진

KAIST가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를 제18대 총장으로 선출, 1년 4개월간의 총장 공백을 해결했다. 배 신임 총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교육과 연구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인 KAIST가 1년 4개월간 이어진 총장 공백을 마침내 해결했다. KAIST는 29일 서울 양재동 김재철AI대학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를 제18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배 신임 총장은 앞으로 4년간 KAIST를 이끌게 되며, 교육부 장관 동의와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이번 선임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이사회 공백과 여러 후보자들의 과반 득표 실패로 지연되어온 절차를 마무리 짓는 의미 있는 결정이다.

배충식 신임 총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탄소중립 동력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KAIST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8년 KAIST에 부임한 이후 30년간 기계항공공학부장과 공과대학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재직 기간 동안 700명이 넘는 제자를 배출하며 KAIST의 교육과 연구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온 인물이다. 그는 선출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30년 동안 몸담은 KAIST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 신임 총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교육과 연구의 혁신이다. 그는 현재의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AI 시대를 KAIST가 맞닥뜨린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하며,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위치를 확보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핵심은 과학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기술이 산업과 경제를 급격히 바꾸는 만큼 AI 전환(AX)에 맞춘 교육·연구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KAIST의 전반적인 운영 방향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배 총장의 AI 정책은 매우 포괄적이다. 그는 "이제 AI는 특정 전공만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익혀야 할 기반 기술"이라고 정의하며, 교육과 연구 전반에 AI를 빠르게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도체든 바이오든 어느 분야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AI는 전방위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AI 원천기술 연구와 함께 미래 산업 전반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연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KAIST의 모든 학과와 연구센터가 AI와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KAIST의 총장 공백은 여러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이광형 17대 총장의 임기가 끝난 후 KAIST는 사실상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계엄 여파와 정권 교체 등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사회가 장기간 열리지 못했고, 우여곡절 끝에 이사회가 소집된 후에도 여러 후보자들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선임 절차가 계속 지연되었다. 정부 관료를 포함한 다수 이사들이 표결에서 기권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로 올랐던 류석영 전산학부 교수와 이도헌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등도 KAIST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들이었다.

KAIST 내부에서는 신임 총장 선출을 계기로 기관의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KAIST 교수는 "총장 공백이 장기간 지속되고 후보들이 여러 명 나섰다가 떨어지는 동안 학내에 갈등이 퍼진 게 사실"이라며 "구성원이 신임 총장 중심으로 뭉치는 동시에 새 리더십 또한 갈등을 잘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충식 신임 총장이 이끌 KAIST가 AI 시대에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동시에 내부 갈등을 치유하며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