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5·18 조롱' 응원가 논란, 교육청·스포츠공정위 본격 조사
배재고 야구팀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응원가를 외친 사건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대상이 되었다. 협회는 7월 1일 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교육청도 엄중한 입장을 표했다.
서울의 명문 고교인 배재고 야구팀이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중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응원가를 외친 사건이 교육 당국과 스포츠계의 징계 심사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개사 응원가를 반복적으로 외치며 논란을 촉발했다. 이 구호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한 '탱크데이' 등의 마케팅 논란과 맞닿아 있어 역사적 비극을 조롱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30일 공식 입장을 통해 "7월 1일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이번 사안을 조사하겠다"며 "현재 관련 경위와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한 절차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2024년 1월 이사회에서 경기장 질서 문란 행위와 과도한 응원에 대한 규정을 강화한 바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퇴장 조치와 1~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응원 과열 행위인지, 아니면 지역 비하와 역사 조롱이라는 더 무거운 사회적 물의인지에 따라 징계 수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현장에서 광주제일고 야구팀 코치가 "적당히 하라"며 반발하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코치는 "스타벅스를 왜 가, 이 XX들아"라고 반박했고, 이후 광주제일고 측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배재고 선수들이 다수가 함께 구호를 외치고 덕아웃에서 율동까지 펼친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었으나, 배재고는 경기 직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일부 학생'들의 행동으로 축소시켜 책임 회피 논란까지 불거졌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사과문이 AI로 생성되었다는 워터마크가 확인된 점으로, 진정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광주제일고 야구부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고교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 이전에 학생들이 존중과 책임, 페어플레이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 배재고에 대한 행정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배재고는 7월 2일 낮 12시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순천효천고와 청룡기 2회차 경기를 예정하고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이 경기의 정상 진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고교 스포츠는 미래 세대의 인성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교육 현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학교와 스포츠계에 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광주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 만큼, 이를 희화화하는 행위는 단순한 스포츠 예절 문제를 넘어 역사 인식과 지역 감정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