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 속 광주일고 선수 입장문 사칭 확인
배재고 선수들의 지역 비하성 구호 논란 이후 광주일고 선수 명의로 올라온 입장문이 사칭 계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윤채 감독은 실제 당사자가 작성한 글이 아니며, 배재고 선수들의 사과도 없었다고 밝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고교야구 경기 중 배재고 선수들의 지역 비하성 구호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광주일고 선수 명의로 SNS에 올라온 입장문이 사칭 계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확인해 보니 A군이 쓴 글이 아니었다"며 "원래 본인 계정도 아니었고, 누군가 아이디를 사칭해 쓴 글"이라고 밝혔다. 이는 논란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마치 피해 선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작성해 온라인상에 퍼뜨린 것으로, 사건의 진실성을 더욱 흐리게 만들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비롯됐다.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중 배재고 선수들이 상대 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으며, 일부 선수는 "탱크데이"라고도 외쳤다. 이러한 구호들은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시행한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시키는 조롱성 표현으로 해석되면서 광주 지역을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경기 영상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은 급속도로 커졌다.
특히 논란을 증폭시킨 것은 광주일고 A군 명의로 올라온 SNS 글이었다. 해당 글은 "상황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 글을 쓴다"로 시작해 "경기 때는 감독님, 코치님은 물론이고 선수들 전부 다 많이 당황스럽고 불편했던 게 사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일부 선수들이 직접 저희 쪽을 찾아와서 후배들을 대신해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해주셨다"며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던 만큼, 이제는 저희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배재고 선수들과 함께 프로에 가서 광주일고 선수들이 약하지 않고, 광주가 무시받을 지역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치 광주일고 선수단과 감독의 공식 입장처럼 읽히는 이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갔고, 사건이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조 감독의 확인 결과, 이 글은 실제 당사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었다. 조 감독은 "어제 광주로 내려가면서 선수들에게 소셜네트워크(SNS)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글이 올라와 있어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제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배재고와는 첫 경기였고, A군도 어제 배재고와 처음 경기를 했다. 그 경기에 나온 배재고 선수들도 A군이 모두 모르는 선수들이다"라며 "실제 사칭 글에 거론된 선수들이 우리 쪽으로 와서 사과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화해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었음을 의미하며, 실제 당사자들 간의 해결 과정이 전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사건은 고교 스포츠의 건전한 경기 문화 조성과 온라인 정보 검증의 중요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배재고 선수들의 지역 비하성 구호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동시에 사칭 계정을 통해 만들어진 거짓 입장문이 신속하게 확산된 것은 소셜미디어 시대의 정보 검증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의 인성 교육과 함께 온라인 정보의 신뢰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