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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AI 거품 붕괴시 2008년 위기 수준' 경고...글로벌 증시 흔들린다

국제결제은행(BIS)이 AI 투자 쏠림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경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오라클과 엔비디아 등 미국 AI 기업 주가가 급락했고, 반도체주 비중이 높은 한국 코스피도 장중 8,100대까지 내려앉았으며 외국인 매도로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섰다.

BIS 'AI 거품 붕괴시 2008년 위기 수준' 경고...글로벌 증시 흔들린다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인공지능 투자 쏠림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BIS는 28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AI 관련 투자 열풍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규모의 경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러한 우려는 즉시 시장에 반영되어 미국과 한국의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AI 산업의 핵심 기업들인 오라클과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AI 거품론'이 다시금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BIS의 경고는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구조에 내재된 근본적인 취약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대규모 자본 지출 붐을 장기적인 투자 불황으로 급변시킬 가능성이 높다. BIS는 "오늘날 주요 주식 시장의 조정은 과거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금융 여건에 연쇄적인 악영향이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BIS가 지적한 '순환 금융' 거래 방식이다. 이는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후, 이들 기업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다시 구매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순환적 구조는 실제 수익성이 아닌 기대감에만 의존하는 거품의 특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BIS의 경고가 현실화되는 모습이 미국 증시에서 즉각 포착되었다. 오라클의 주가는 지난주(22~26일) 148.53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전주 종가인 184.29달러 대비 19.4% 하락한 것으로 2001년 8월 닷컴 버블 이후 2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이다. 엔비디아도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엔비디아가 15일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 오히려 시장에서 '순환 금융'의 우려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도 24일 보고서를 통해 AI 기업들의 중장기 수익성을 의문시하며 앞으로 상당한 주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도 이러한 글로벌 심리 악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9일 코스피는 8,394.65로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8,127.99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장중 8,2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12일 이후 11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주들이 동반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4.86%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1.68% 내렸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들 주가의 높은 변동성이다. 삼성전자는 23일 12.31% 급락했다가 24~25일 2거래일 연속 5% 이상 급등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고, SK하이닉스도 12.47% 급락 이틀 뒤에 13.06% 급등하는 극심한 등락을 보였다. 이는 시장 심리의 불안정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환율 상승까지 초래했다. 29일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4조2906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2원 오른 1545.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540원을 넘긴 것은 불과 2거래일 만이다. 하나은행 외환 파생상품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하며 환율이 1550원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히 한국 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 이동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BIS의 경고와 이에 따른 시장의 반응은 AI 투자 열풍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AI 기술의 미래 가치는 분명 존재하지만, 현재의 투자 쏠림이 실제 수익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급격한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반도체와 AI 관련 기업의 비중이 높은 증시는 글로벌 AI 거품 붕괴 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률뿐 아니라 이러한 구조적 위험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포트폴리오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