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투자 놓고 국회 분열…지역구 이해관계로 갈등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놓고 국회에서 지역구 이해관계에 따른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광주·전남 의원들은 호남을 최적지로 추켜세우는 반면 전북·영남 의원들은 다른 지역 배치나 기업 자율 선택을 주장하며 정치권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지역 반도체 투자 계획을 놓고 국회에서 지역구 이해관계에 따른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같은 정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반도체 산업 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와 전남 지역 의원들은 호남을 최적의 입지로 추켜세우는 반면, 전북과 영남 지역 의원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분산 배치나 기업의 자율적 선택을 주장하고 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호남 반도체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주 북구을 지역구의 전진숙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첨단3지구가 반도체 공장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며 지역민에게 희망을 주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 투자에 반대하는 의견을 비판하며 즉각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광주 동남갑의 정진욱 의원은 광주공항 일대를 유력한 대안지로 제시하며 구체적인 위치 결정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 북구갑의 정준호 의원과 전남 해남완도진도의 박지원 의원도 기업의 실리를 고려한 투자 결정이라며 호남 투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같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전북 지역 의원들은 다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의 김의겸 의원은 호남 단독 투자보다는 전북과 전남·광주에 각각 다른 회사를 배치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지사 경선에서 경기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먼저 제시한 안호영 의원을 언급하며 전북의 정당한 요구를 표현했다. 다만 현 정부 차원의 논의에서 전북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면서 지역 의원들의 아쉬움이 드러나고 있다.
야당과 영남 지역 의원들도 호남 집중 투자에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인선, 윤재옥, 이만희 의원 등은 정부가 특정 지역을 선택하기보다는 기업이 경쟁력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단체 성명을 발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을에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하고 있어 기존 반도체 산업 기반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반도체 투자 논의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연결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당 지도부 경선 승리를 위해 국가 미래 산업인 반도체 정책을 왜곡하면 안 된다는 비판 입장을 표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 정책이 순수한 경제적·산업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 이해관계와 선거 전략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같은 국가 전략 산업이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 계산에 휘말리지 않도록 초당적 협력과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