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 후 리더십 공백… 한국 축구 아시안컵 준비 '빨간불'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정몽규 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아시안컵 준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협회 수장 공백으로 인한 인사 지연과 9월 A매치 임시사령탑 운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축구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유의 충격에 빠지면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의 표명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거취 불투명으로 축구협회 최고 의사결정 구조가 공중에 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협회 수장 선출부터 새로운 감독 인선까지 이어질 일련의 인사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아시안컵 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몽규 협회장은 지난달 말 월드컵 사전캠프 기간 중 "이번 월드컵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013년부터 협회를 이끌어온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80%대의 높은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하며 2029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협회의 이미지가 추락했고, 월드컵 응원 분위기가 모이지 않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의 월드컵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정 회장은 사표 제출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 수장 공백은 연쇄적인 인사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인 경우 규정상 60일 이내에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새 회장을 선임한 후 집행부를 구성하고 각종 인사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새로운 회장 체제에서 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하게 될 경우, 이 모든 절차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홍명보 감독은 2024년 7월 지휘봉을 잡은 후 공식적으로 내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가량의 임기를 받았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사'를 초래하면서 남은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로에 놓였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후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밝혔기에, 감독 퇴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아시안컵 전 국가대표팀이 치러야 할 A매치 일정이다. 대표팀은 올해 하반기 9월과 10월, 그리고 11월에 걸쳐 여러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특히 월드컵 이후 처음 열리는 9월부터 10월 사이 A매치 기간은 기존의 월별 2경기씩 진행하던 방식을 바꿔 9월 21일부터 10월 6일 사이에 최대 4경기를 집중 소집할 수 있도록 일정이 조정됐다. 문제는 새로운 감독이 이 기간 이전에 부임해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협회 수장 공백과 감독 인선 절차가 지연될 경우, 9월 A매치를 임시 사령탑이 지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 상황이 11월 9일부터 17일까지인 11월 A매치 기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아시안컵을 불과 2개월 앞두고도 정상적인 준비 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아시안컵 본선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예멘과 경쟁하게 된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아시안컵까지 준비 차질이 생긴다면, 한국 축구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협회와 감독진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체제를 갖춰 아시안컵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협회 내 누가 임시 대행을 맡을지, 감독 인선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