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호남 반도체 투자 '정권 외압' 논란에 직접 반박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 반도체 투자를 둘러싼 '정권 외압' 논란에 직접 반박하며, 서남해안의 지리적·경제적 우위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국가 전략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여야 간 정치 공방은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결정을 둘러싼 '정권 외압' 논란에 직접 나서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이를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라고 공세하자 대통령은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야당의 집중 공격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박으로,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통령은 호남 지역이 반도체 산업 입지로 최적이라는 입장을 여러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서남해안은 발전에서 장기 소외된 탓에 역설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광활하고 안정된 가용 토지가 있다"며 "용수는 물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춰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용수와 전력이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의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앞당겨 신속히 추진하되, 동시에 제2의 대규모 집적단지를 초고속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야당의 구체적인 지적들에 하나하나 대응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가 특정 지역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가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반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왜 호남인가"라는 질문에는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설명했다. 호남의 산업용수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 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특히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제기한 "부지 선정이 정권의 외압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며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는 과거 정권의 기업 개입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부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지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높은 전력 자급률과 풍부한 용수, 전남대학교·광주과학기술원·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우수한 연구·인재 기반을 갖춘 서남권이 경쟁력 있는 후보지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은 2023년 윤석열 정부 시절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서 광주·전남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간 공방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지역주도 성장과 첨단산업 도약을 훼방 놓는 국민의힘은 반성하라"며 안철수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보윤 수석대변인을 통해 "기업의 자본과 국가의 미래 동력을 정권의 표밭 다지기용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을 대통령은 그저 돼지의 눈에 비친 억측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