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진 참사, 의료진의 48시간 구조활동 기록
베네수엘라 쌍둥이 지진으로 1,430명이 사망한 가운데, 카라카스 병원 원장 자이라 메디나 박사가 의료진을 이끌고 가장 큰 피해 지역으로 향해 12시간 동안 구조 활동을 펼쳤다. 부족한 장비와 악조건 속에서도 의료진은 생명 구조를 위해 헌신했다.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쌍둥이 지진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6월 27일 1,430명에 달했다. 지진 발생 48시간 만에 카라카스의 페레즈 데 레온 병원 원장인 자이라 메디나 박사(58세)는 의료진과 구호물품을 이끌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해안 지역 라과이라로 향했다. 메디나 박사는 자신의 팀에게 "나는 전쟁터로 간다"고 말하며 "여기 온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대하고, 아이가 있으면 안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는 단순한 의료 활동을 넘어 인도적 구조 활동이라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었다.
메디나 박사가 목표로 한 곳은 라과이라의 자신의 집이 위치한 포르토피노 비치라는 9층 건물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의 하층부가 무너져 내렸고, 건물 전체가 위험하게 뒤로 기울어져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철근과 벽돌, 먼지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메디나 박사는 외과의인 딸 가브리엘라 에레라(29세)와 함께 6대의 차량에 나누어 탔다. 의료진은 스크럽복과 운동화, 간단한 헬멧만 갖추고 출발했다. 통상 1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가 교통 체증으로 인해 4시간이 걸렸고, 일부 의료진은 더 빨리 도착하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기도 했다.
포르토피노 비치에 도착했을 때 국가 긴급 서비스인 시민보호청의 소규모 팀이 이미 잔해를 수거하고 있었다. 현장 책임자인 게르만 오르티즈는 의료진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건물 내부에서 어떤 음성도 들리지 않았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는 구조팀입니다! 생존자가 있다면 소리를 내세요!"라고 외쳤지만 침묵만 돌아왔다. 건물에서 나오는 썩은 냄새는 시신의 부패로 인한 것이었다. 오르티즈는 의료진이 적절한 헬멧과 장비 없이 건물 내부에 들어갈 수 없다고 지시했지만, 메디나 박사 팀은 건물 내부에 누군가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오르티즈는 의료진이 건물의 주변부에서 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20분마다 팀을 교대하여 피로를 방지하도록 했다. 포르토피노 비치 앞에는 노란색 굴착기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 저녁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메디나 박사는 나중에 굴착기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잔해를 뒤지기 시작했지만 어둠이 내려지자 충분한 조명이 없어 수색 속도가 느려졌고 결국 중단되었다. 포기하지 않은 의료진은 다른 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물을 찾기 위해 차량에 다시 탔다. 교통 체증에 막히자 일부는 내려서 걷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서 콜롬비아 구조대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12시간의 구조 활동은 베네수엘라 지진 참사의 극심한 현실을 보여준다. 의료진들은 생명을 구하러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시신을 수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메디나 박사가 "이것은 나의 건물이다"라고 말했을 때 시민보호청 직원이 안아주며 "우리 모두 함께다"라고 한 말은 국가적 재난 앞에서의 연대를 상징했다. 부족한 장비와 교통 체증, 어둠 속에서도 의료진들은 계속 움직였고, 이는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의료 전문가들의 헌신과 인도주의적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