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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에 10조원 펀드 조성…'K방산 유니콘' 5개사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선언했다. AI, 우주항공, 드론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기업 5곳 육성을 목표로 하며, 신속 조달 체계 구축과 국가 데이터 개방 등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드론, 로봇, 사이버 보안, 양자 통신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혁신기업 5곳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래 전장을 좌우할 첨단 기술 확보와 방위산업 수출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미국의 팰런티어(기업가치 480조원), 독일의 헬싱(26조원) 같은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한국판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눈부신 도약을 했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현재 K방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K방산은 대기업 하드웨어 무기체계 중심으로 편중돼 조달 구조가 느리고 경직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적 차원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벤처와 스타트업 같은 혁신기업들이 속도와 민첩성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기업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기업과 혁신기업의 협력 구도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무기체계는 소요 기획부터 전력화까지 7~10년이 소요되지만, 첨단 무기체계의 경우 이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 조달 체계'를 구축한다. 국가 위성 영상과 관측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추가로 혁신기업에 연구개발(R&D) 자금을 빌려주고,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정부가 지식재산권을 공동 소유하고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의 투자도 검토 중이다.

이날 회의에는 마키나락스(피지컬AI), 로보티즈(로봇), 유콘시스템(드론), 페르소나AI(AI 솔루션), 아이씨티케이(양자), 노르마(양자),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위성) 등 신안보 혁신기업들이 참석했으며, 대통령은 현장에서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즉시 처리했다. 위성영상 분석기업 에스아이에이의 전태균 대표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GPU 구매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또 드론 기업인 파블로항공의 김영준 의장이 대규모 안보특구 조성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무인도 등 버려진 섬을 찾아 육해공 안보 전력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후 중소기업 지원 혜택 부재로 거래가 끊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점진적 축소 방식의 슬라이딩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저출생으로 인한 군 병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군의 휴머노이드 로봇 적용 문제는 윤리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사실 주력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는 저출생 추세로 병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로봇 기술을 통한 전력 공백 해소를 의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GPU 수요 증가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 세수를 언급하며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투자 확대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인 말씀"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은 기존의 '방위산업'이라는 틀을 벗어나 신성장산업으로서의 방위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는 국방력 강화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첨단 기술 기반의 방위산업이 미래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