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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강진에 한국 교민 125명 무사…견고한 지반이 생명줄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0 이상의 강진으로 현지에서 188명이 사망하고 1천520명이 부상했지만, 거주하는 한국 교민 125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라카스 남쪽 바루타 지역의 견고한 지반과 튼튼한 건축 구조가 한인들의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규모 7.0을 넘는 강력한 지진이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가운데, 현지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들이 큰 피해 없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과 현지 한인회의 집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는 약 125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누구도 인명 피해를 입지 않았다. 비록 일부 교민들이 경미한 재산 피해를 입었지만, 전반적으로 한인 거주지역의 지반 견고성과 건축 품질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는 이번 지진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난 24일 발생한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88명, 부상자는 1천520명에 이르렀으며, 실종자와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사람들도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추가 수색 활동 과정에서 사상자 규모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 지역이 지진 이후 복구와 구조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한국 교민들이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거주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있다. 현지 교민들의 약 90명가량이 수도 카라카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다수는 카라카스 남쪽의 바루타 지역에 모여 살고 있다. 바루타는 카라카스의 젖줄이라 불리는 과이레강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지반이 튼튼하기로 알려져 있다. 현지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카라카스 남쪽은 지반이 견고한 데다 아파트도 튼튼하게 지어진 곳이 많아 한인들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지역의 교민들은 초기 강진 당시 큰 흔들림을 느꼈지만, 이후 30여 차례 발생한 여진은 거의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카라카스 내에서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북부의 알타미라 지역이다. 서울의 용산구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상업 시설이 밀집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으며, 산과 인접해 지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1997년 강진 당시에도 이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던 전례가 있다. 카라카스 서쪽의 산베르나르디노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교민들은 아파트 벽면에 금이 가는 등의 재산 피해를 입었으며, 현재까지 약 3가구 정도가 이러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신체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추가 여진에 대비해 신속한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카라카스에만 3곳의 대피 거점을 마련하고 비상 대기 중이며, 대사관은 이 거점들에 모인 교민들을 위해 비상약과 구호품을 전달했다. 이한상 베네수엘라 대사 대리는 "긴급 대응반을 가동해 면밀하게 현장을 보면서 한 시간 단위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한 긴급 공지를 통해 교민들에게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건물 밖으로 이동할 때는 머리 등 신체 주요 부위를 보호하며, 떨어지는 유리창이나 간판, 담벼락에 유의하고 노후 건물 근처를 피하도록 당부했다.

한인회 문익환 이사는 "인명 피해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정전으로 인한 미미한 불편 외에는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카라카스뿐 아니라 진앙 지역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들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진 같은 자연재해 앞에서 거주 지역의 지반 특성과 건축 기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사례가 됐다. 한국 교민들이 입은 피해 규모가 최소화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 안전한 지역 선택과 견고한 건축 구조라는 실질적인 요소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재해 대비 정책 수립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