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역대급 실적에 반도체株 급반등…메모리 공급부족 장기화 예상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매출 414억6000만달러)을 발표하면서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주들이 급반등했다. AI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강세와 2027년까지 지속될 공급 부족이 확인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높아졌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안감이 하루 만에 기대감으로 반전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랠리 과열 우려로 전날 급락했던 마이크론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급반등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동반 상승했다.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메모리 칩 업황의 구조적 강세가 확인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이크론이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대폭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억달러 대비 345.7% 증가했으며,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집계한 전망치인 358억4000만달러도 크게 넘어섰다. 특히 직전 분기에 세운 종전 최고 매출인 238억6000만달러를 불과 한 분기 만에 뛰어넘으면서 반도체 업황의 강한 회복세를 입증했다. 이 같은 성장의 핵심은 인공지능 서버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인 HBM으로, HBM이 포함된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 매출이 137억6900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어 데이터센터 115억2400만달러, 모바일·클라이언트 115억2100만달러, 자동차·임베디드 46억3400만달러 등으로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메모리 수요가 일반 데이터센터, 모바일, 자동차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띈다.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같은 기간 26.8%에서 81.2%로 급상승했으며, 직전 분기 69%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5.11달러로 월가 컨센서스 20.78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마이크론은 현재 4분기(6~8월) 매출이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기대치인 435억8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전망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최고 기록을 달성한 3분기 실적과 이보다 더 강력한 4분기 전망은 AI 시대에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6세대 HBM인 HBM4가 고객사 플랫폼에 대량 탑재되고 있으며, HBM4E는 내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론의 역대급 실적은 시장의 극적인 심리 변화를 반영한다. 실적 발표 전날인 23일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 커지면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주가가 각각 13%씩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7.8% 급락했다.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메모리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한국 증시도 이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SK하이닉스는 12% 이상 급락했고 코스피도 약 10% 밀려났다. 그러나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각각 4%, 9% 이상 급등했으며, 코스피가 급등세를 보이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일회성 성과가 아니라 메모리 칩 업계 전반의 구조적 강세를 의미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970억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81% 증가했으며, 삼성전자는 373억2000만달러로 38.5%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는 279억8000만달러로 2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58~6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서버, 모바일, PC용 메모리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되며, HBM 경쟁력을 회복 중인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메모리 부문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선점 효과를 재확인했으며,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수요가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황이 재차 확인됐으므로 HBM의 공급자 우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칩 시장의 수급 긴장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산업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마이크론 CEO는 "AI 수요 확대와 구조적인 공급 제약으로 인해 메모리 시장의 수급 긴장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관건은 HBM4 양산 속도, 장기 공급계약 조건, 범용 D램 가격 지속성 등 세 가지 변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있다. 마이크론이 HBM4 공급을 확대하면서 고객사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력 우위와 공급 물량을 동시에 지켜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으며, 삼성전자는 범용 D램의 가격 강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이들 변수가 맞물리는 흐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