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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호남·충청에 수백조원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추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충청권에 전공정과 후공정을 모두 포함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검토 중이다. 투자 규모는 300~4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말 청와대 회의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두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핵심 단계인 전공정부터 최종 제품화 단계인 후공정까지 모든 공정을 한 지역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통합형 클러스터 구축이 실현될 경우 투자 규모는 수백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개최되는 '국토 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에서 지방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위해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정부의 지방균형국가 구상과 맞물린 자리로, 양사의 반도체 투자 계획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와 기업 간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 규모와 구체적인 추진 일정 등이 최종 조율되는 중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투자 검토는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에는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여건을 감안할 때 호남과 충청 지역의 투자가 후공정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하고 패키징한 뒤 검증하여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단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지역 내 반도체 산업의 집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하는 핵심 제조 단계인 전공정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적극 논의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한 추정치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생산 시설인 팹(FAB) 1기 건설에 최소 60조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투자 규모가 300조원에서 400조원 사이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면담을 예정하고 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지난 19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총수가 충남 아산과 광주를 직접 방문하여 반도체 공장 및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기업 투자 계획을 지역균형 발전 전략과 연계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국가균형발전전략과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반도체 특별법에는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한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과 인허가 특례 등이 포함되어 있어 기업들의 지방 투자 검토에 제도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반도체 생산시설이 호남과 충청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간 투자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