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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검찰의 내란 관여 정황 지적…'수사 미흡' 판결문 명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검찰의 내란 관여 정황을 지적하면서도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당시 검찰 지휘부가 비상계엄의 법적 효과를 사전에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사건 재판부가 검찰의 내란행위 가담 정황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 재판장 이진관은 22일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판결문에서 검찰 지휘부의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상세히 기술했다. 특히 판결문의 각주를 통해 "검찰의 내란 행위 가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추가적인 정황이 존재하나 이러한 부분은 특별검사 등에 의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제시한 구체적인 정황은 당시 심우정 검찰총장의 지시 체계를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박 전 장관이 심 전 총장에게 첫 전화를 건 직후인 오후 11시 3분경, 심 전 총장은 즉시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김태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어 김태은은 같은 부서의 공안수사지원과장 홍 모 씨에게 연락했고, 홍 씨는 오후 11시 27분경 당시 법무부 공공형사과장 이병주에게 전화를 걸어 12초간 통화했다. 이후 홍 씨는 오후 11시 34분경 김태은과 검찰 메신저를 통해 다시 대화했다. 이러한 일련의 통신 기록은 검찰과 법무부 간의 긴밀한 조율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당시 검찰 지휘부가 비상계엄과 관련된 법적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병주 전 과장은 법무부 공공형사과에서 대공·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에게 "비상계엄의 요건과 효과에 관하여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과장은 이후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홍 과장이 통화하면서 심우정이 계엄의 요건과 효과에 관한 조문을 모아달라고 지시하여 검토 중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심 전 총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김태은에게 중범죄 재판 같은 경우에는 군사법원으로 관할이 이전되는데 계엄이 잘 안 풀리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물어보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검찰 지휘부가 비상계엄의 법적 효과, 특히 사법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했음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이러한 정황들을 바탕으로 "박성재가 심우정에게 비상계엄 선포의 효과에 관한 사항을 언급하여 심우정이 김태은에게 그와 관련한 지시를 하게 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의 효과에는 계엄사령관이 행정기관 및 사법기관 소속 공무원의 파견을 요청하는 권한이 포함되고, 심우정은 당시 이러한 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명시했다. 이는 검찰 지휘부가 단순히 정보를 수집한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이 실행될 경우의 법적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각주를 달아 수사 미흡을 지적한 것은 이러한 정황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내란 사건 수사는 권창영 특별검사팀에서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했으며, 오는 24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박 전 장관은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검찰의 내란 관여 정황을 공식 기록에 남겼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지휘부에 대한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