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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40년까지 370조엔 투자…피지컬 AI·반도체 성장축

일본 정부가 2040년까지 370조엔을 투자해 피지컬 AI, 반도체 등 17개 성장 산업을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콘텐츠 산업의 해외 매출을 자동차 수출 규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목표다.

일본 정부가 2040년까지 최소 370조엔(약 3500조원)을 민간과 함께 17개 성장 전략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발표한 이번 계획은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양대 성장 축으로 삼아 일본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제에서 일본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가 투자 대상으로 지정한 17개 분야는 피지컬 AI, 반도체, 드론, 조선, 방위산업, 양자컴퓨팅, 항공·우주, 콘텐츠, 디지털·사이버 보안, 핵융합, 정보통신, 해양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한다. 이들 분야에서 총 62개의 구체적인 제품과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피지컬 AI는 정부의 중점 과제로 선정되어 2040년까지 10조5000억엔(약 99조6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하며, 일본이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강력한 통신 인프라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차세대 무선통신, 광통신, 해저케이블 등 3개 분야에 29조엔(약 27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안정성을 대폭 강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통신 인프라 현대화가 필수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분야는 또 다른 핵심 투자 대상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생산 반도체의 매출을 2040년까지 40조엔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최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희토류 등 전략 자원 확보, 드론 개발·생산, 핵융합 발전, 클라우드, 축전지 분야에서도 민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현대 산업의 핵심이자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전략 산업으로, 일본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높인 분야다.

해외 시장 공략 전략으로서 일본 정부는 콘텐츠 산업을 핵심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일본 콘텐츠의 해외 매출을 2033년까지 연간 20조엔(약 190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는 현재의 자동차 수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의 문화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경제 구조의 다각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다만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 정책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정부 주도로 기업 통합을 추진한 반도체 기업 엘피다메모리와 액정 패널 회사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경영난을 겪은 경우가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370조엔 투자 계획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혁신, 그리고 글로벌 협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