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검경 합수본 주말에도 전방위 수사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본부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해 투표관리관 소환 등 주말에도 수사를 가속화하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결정 과정, 선거 당일 부실대응, 보관상자 폐기 의혹 등 네 가지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구성한 합동수사본부가 주말을 반납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수본은 투표소 담당 공무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등 다각도의 수사를 진행 중이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의사 결정 과정부터 현장 대응까지 전반적인 책임 규명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선관위의 구조적 문제와 의도적 판단 오류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서울 강남구 개포2동 투표소를 담당했던 투표관리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전 며칠간의 조사 과정에서 합수본은 투표소 파견 공무원 등 관계자들로부터 선거 당일 선관위의 대응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18일 사이에 송파구 잠실7동, 반포, 노량진, 강남구 청담동 등 주요 투표소의 공무원들을 잇달아 조사하면서 선거 당일의 상황을 세밀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합수본은 이러한 현장 조사와 병행하여 지난 11일 선관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투표록을 분석해 투표용지가 부족해진 정확한 시점과 추가 투표용지 요청 경로 등을 파악하는 중이다.
수사의 또 다른 초점은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축소하기로 한 의사 결정 과정이다. 선관위는 2022년 한국행정연구원의 '선거 절차 사무 개선방안' 연구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선거인 수의 6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결정은 지난해 12월 10일 사무총장 전결로 시행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 지침'에 반영됐다. 합수본은 사무총장의 전결 범위와 통상적인 업무 처리 방식이 적절했는지, 지침 작성 및 시행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경영진의 역할이 있었는지도 수사의 핵심 관심사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가 단순한 효율성 개선인지, 아니면 특정 의도에 기반한 결정이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선관위의 방만한 운영 관행도 수사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의 부부 동반 출장과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 등 예산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의혹이다. 송파구선관위는 법원의 증거 보전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폐기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보관하던 상자에 대해서는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증거 인멸 의혹으로 이어졌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보관 상자가 선관위의 관리 대상에 포함되는지, 폐기 과정에서 의도적 행위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본의 수사는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선거 당일 부실대응 논란, 둘째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결정, 셋째는 선관위 방만 운영 의혹, 넷째는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등이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파견 공무원 조사가 일부 마무리되면 선관위 직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선관위 서버 분석을 통해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를 결정한 시점부터 선거 당일까지의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수사가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