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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 항의 시위 16일째 계속…빗속에도 380명 집결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16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20일 비가 내린 주말에도 380명이 집결해 재선거를 요구했다. 경찰은 불법행위 수사를 진행 중이며, 동시에 개막한 뮤직페스티벌의 일부 공연 장소가 변경되는 등 공원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봉쇄 시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16일째 계속되고 있다. 20일 비가 내린 주말에도 우산과 우비를 갖춘 시민들이 현장에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에는 200여 명이, 오후 1시에는 380여 명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 집결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시각 올림픽공원 일대 추정 인구는 1만 6000~1만 8000명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공연 관람객과 일반 방문객 등이 포함된 수치다.

시위 현장의 연령대 구성을 살펴보면 20대가 3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간대별로는 새벽과 오전에는 상대적으로 참가자 규모가 작았다가 오후와 저녁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전에는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비중이 높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2030 세대 참가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장에서는 우비를 입고 아이를 데려온 부모, 중년 부부,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참가자, 군복을 입은 고령 참가자 등이 뒤섞여 있었다. 경찰은 우발 상황에 대비해 기동대 8개 중대 600여 명을 배치했다. 지난주 주말 오전에 1000여 명이 집결했던 때와 비교하면 이날 현장 규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들거나 흔들었으며, 한미 공조를 통한 국제수사를 요구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현장 부스에서는 물과 간식 등이 제공됐고 참가자들은 우산과 우비를 착용한 채 자리를 지켰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은 사실상 농성장으로 변한 모습이다. 경기장 출입구 주변에는 텐트와 모기장 등이 설치됐고 일부 참가자들은 밤샘 농성을 계속했다. 공원 내 다리 난간, 주차정산기, 안내시설 등에는 태극기 문양이 담긴 전단과 재선거 요구 문구가 붙어 있었다. 비에 젖어 찢긴 종이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시설물 곳곳에는 테이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번 집회는 별도의 주최자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경찰의 대응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의 경기장 출입을 막은 업무방해 사건에서 총 9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 중 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팀 소지품 수색 사건은 5명을 대상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취재기자 폭행 사건은 피의자 3명 전원의 신원이 특정됐고, 지난 7일 핸드볼경기장 지하 기계실에 무단 침입한 사건 역시 피의자 3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돼 출석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개막한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관람객들도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당초 88잔디마당과 티켓링크 아레나(옛 핸드볼경기장)를 무대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일부 공연 장소를 88호수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옮겨 진행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공원 운영과 각종 행사 진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