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사퇴 시 두 갈래 길…임기 단축 vs 비대위 체제 전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사퇴할 경우 잔여 임기를 채울 신임 대표 선출 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의 두 가지 방안이 있으며, 최종 결정권은 정점식 원내대표(권한대행 1순위)에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내 중진들은 총선 공천권 행사를 위해 임기 2년의 대표 선출을 원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가 대표직에서 물러날 경우 당내 규정에 따라 두 가지 상이한 후속 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는 잔여 임기를 채울 신임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 두 방안은 차기 당권의 성격을 크게 달리할 수 있는 만큼 당내 갈등의 소지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각 방안의 선택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둘러싸고 당내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당헌 제26조 규정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되고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수 있다. 장동혁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이므로 이 규정을 적용하면 신임 대표는 약 1년 정도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그러나 이 방식에 대해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진들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짧은 임기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실제로 나왔다고 밝혔다. 2027년 총선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2027년 말에서 2028년 초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은 당헌 제98조에 근거한 또 다른 선택지다. 당헌 제98조는 당 대표 권한대행이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제26조의 규정에 우선한다. 즉, 장동혁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권한대행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 임기 2년의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과거 잔여 임기를 위한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한 전례가 없다. 2023년 당시 권한대행을 맡은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 모아져 비대위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2024년 총선 참패 후에도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가 같은 해 7월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직에 당선된 사례가 있다.
당 내부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는 방식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방법인데,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이 장 대표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방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는 장동혁 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경로이기도 하다. 당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당권의 향배를 결정할 핵심 인물은 정점식 원내대표다. 그는 장동혁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든 직을 물러날 경우 당 대표 권한대행 1순위로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당헌상으로는 정 원내대표가 최종 결정권을 쥔 것이 명확하지만, 당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원로를 포함한 당내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결국 정점식 원내대표의 판단과 그를 둘러싼 당내 여론이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 구성 방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