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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투표용지 70%가 무번호...엑셀 데이터 숨김 논란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선관위가 당일 추가 송부한 투표용지 2만 4천여 장 중 70%가 무번호 투표용지였으며, 선관위가 공식 자료에서 이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율 예측 실패와 기초 통계 오류까지 겹쳐 선거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선관위 투표용지 70%가 무번호...엑셀 데이터 숨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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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SBS 보도에 따르면 당일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 2만 4천여 장 중 약 70%인 1만 7천여 장이 일련번호가 없는 무번호 투표용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무번호 투표용지란 예비용으로 인쇄된 용지에 일련번호가 적혀 있지 않아 선관위 직원이나 투표관리관이 당일 수기로 번호를 기입한 후 배부한 종이를 뜻한다. 이는 투표용지의 위조 적발을 위한 중요한 검증 수단인 일련번호가 대량으로 사후에 기입되었다는 의미로, 번호 중복이나 결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투표의 투명성 문제를 야기한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선관위가 공식 자료로 배포한 엑셀 파일에서 이러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선관위가 6월 8일 출입 기자단에 메일로 보낸 엑셀 파일을 살펴보면 열 배치에 이상이 있다. 정상적이라면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되어야 하지만, M열에서 바로 P열로 넘어가며 N열과 O열이 숨겨져 있었다. M열에는 투표소별 추가 용지 매수가 기록되어 있고, P열에는 최종 수령 매수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사이의 N열과 O열에는 무번호 투표용지와 번호 투표용지의 비율이 세부적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 계산하면 추가 송부된 2만 4천여 장 중 무번호 투표용지가 1만 7천여 장으로 약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SBS가 이에 대해 선관위에 의도를 질의하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짧은 답변만 받았다.

선관위가 제공한 자료에는 기초적인 수치 오류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 2동 6투표소의 경우 엑셀 파일상 투표용지는 1700장으로 기록되었으나 투표자 수는 1733명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매수와 투표자 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33명의 투표 용지가 어디에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뜻이다. 선관위는 이후 이를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며 실제로는 1800장이었다고 정정했다. 이런 식의 기초적인 오류와 정정은 선관위의 자료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선관위의 투표율 예측 실패에 있다. 선관위는 본투표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췄는데, 이는 4년 전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 50.9%를 기준으로 한 결정이었다. 1천 명 기준으로 약 200명이 사전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나머지 500명이 본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투표율 70%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 대단지 일대 투표소에서는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인원이 몰렸다. 500장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면서 대기 줄이 길어졌고,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줄이 끊어지지 않아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발생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패를 넘어 참정권 침해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송파구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유권자 구성이 보수 7대 진보 3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이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대기 인원 발생은 확률적으로 보수 진영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단과 투표 연장, 방송 3사 출구조사 연기 등을 요구했다. 선관위의 초동 대처 과정에서는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부재로 인한 혼란이 드러났으며, 이는 향후 선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