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 놓고 뉴욕·뉴저지 갈등 심화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인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명칭을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으로 변경하면서 뉴저지가 뉴욕으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폭발했다. 이는 스포츠 팀 이전, 자유의 여신상 소유권 등 역사적 갈등이 누적된 결과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예정인 미국 뉴저지주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을 두고 뉴욕과 뉴저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표 노출 금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경기장 이름을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으로 변경하면서 뉴저지주 주민과 지도자들이 뉴욕에 의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두 주가 함께 유치한 8경기가 모두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경기장의 명칭 문제로 인해 양 지역 간의 오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IFA의 규정상 기업 스폰서십을 나타내는 상표명을 사용할 수 없다. 1868년에 설립된 미국 최대 규모의 생명보험 회사인 메트라이프의 이름을 경기장에서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경기장은 월드컵 기간 동안 뉴욕과 뉴저지의 이름을 모두 포함한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으로 불리게 됐다. 2018년 월드컵 유치 신청 당시부터 이미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뉴욕 뉴저지의 공동 경기장으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실제 경기장이 뉴저지 영토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뉴저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의 갈등은 정치권까지 확대되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뉴욕은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뉴욕이 곧 월드컵입니다"라고 선언하며 뉴욕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는 즉각 반박하며 "월드컵은 뉴저지에서 열린다"고 명확히 했다. 셰릴 주지사는 지난 13일 진행된 경기에서 관중들을 환영할 때 "뉴저지 뉴욕 스타디움"이라고 명칭 순서를 바꿔 뉴저지를 먼저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한 명칭 문제를 넘어 뉴저지가 수십 년 동안 뉴욕으로부터 겪어온 불공정함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다.
뉴저지의 원한은 이번 월드컵 문제 이전부터 깊이 있었다. 미국 프로농구팀 브루클린 네츠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팀은 과거 뉴저지의 메도랜즈(이스트 러더퍼드 일대의 문화체육시설)에 연고지를 두고 있었으며, 이곳에서 NBA 결승전에 두 차례나 올랐다. 그러나 이후 팀은 뉴욕의 브루클린으로 연고지를 옮겼고, 뉴저지는 자신들이 키워낸 스포츠 팀을 뉴욕에 빼앗긴 셈이 되었다. 반면 미식축구팀인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는 반대로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도랜즈로 경기장을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팀명은 여전히 '뉴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대칭적 상황은 뉴저지가 스포츠 인프라와 재정을 제공하면서도 뉴욕이 명성과 브랜드 가치를 독점하는 구조를 상징한다.
뉴욕과 뉴저지 간의 갈등은 스포츠 시설을 넘어 역사적 상징까지 미친다. 뉴욕을 대표하는 세계적 관광 명소인 자유의 여신상은 엄밀하게 따지면 뉴저지주의 영토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동상이 서 있는 섬은 뉴욕주의 소유로 되어 있다. 이러한 모호한 경계 설정으로 인해 뉴저지 주민들은 자신들의 영토에 있는 상징적 유산이 뉴욕에 의해 점유되고 있다고 느낀다. 뉴저지주 출신의 한 시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며 "그것을 볼 때마다 뉴욕으로부터의 무시를 떠올린다"고 표현했다. 이는 월드컵 경기장 명칭 문제가 단순한 행정적 결정이 아니라 뉴저지가 오랫동안 뉴욕에 의해 소외되고 무시받아 왔다고 느끼는 역사적 맥락을 보여준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개최되는 대회다. 뉴저지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결승전을 포함한 주요 경기들이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기장의 명칭 문제는 뉴저지가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면서도 그 명성을 뉴욕과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뉴저지 주민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향후 월드컵 기간 동안 뉴욕과 뉴저지 간의 이러한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