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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무번호 투표용지 법 위반 논란에 '입법 미비' 책임 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월 3일 선거에서 발생한 무번호 투표용지 논란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선관위는 추가 투표용지 배부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고 투표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선관위가 책임을 입법 공백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선관위, 무번호 투표용지 법 위반 논란에 '입법 미비' 책임 전가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월 3일 실시된 선거에서 발생한 무번호 투표용지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선관위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추가 배부 과정에서 일렬번호를 수기로 기입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 2만 4천여 장이 부족하면서 추가로 배부된 용지 중 약 70%인 1만 7천여 장이 번호 없는 무번호 투표용지였던 것과 관련된 논란입니다.

선관위의 핵심 반박 논리는 공직선거법상 추가 투표용지 배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입니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151조 1항이 투표용지를 선거일 전일까지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정규 투표용지에 대한 조항이며 추가 배부용지는 별도의 규정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공직선거법 6조 1항에서 국가가 선거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투표용지 부족 상황에서 추가 배부하는 것이 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관위는 이번 조치가 투표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렬번호를 수기로 기입한 것이 공직선거법 151조 10항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시했습니다. 선관위는 공직선거사무관리규칙 제100조 제2항을 근거로, 일부 요건이 결여된 투표용지라도 투표관리관이 정당하게 교부했고 투표록 등 다른 자료로 확인 가능하다면 정규 투표용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관할 위원회의 확인 도장과 투표관리관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으면, 일렬번호를 수기로 기입했더라도 정규 투표용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관위는 이를 통해 무번호 투표용지에 번호를 수기로 기입한 행위가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선관위의 해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선관위가 자신의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한 책임을 입법 공백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투표용지 축소 지침이 원칙과 기준 없이 수립되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의 무능과 무사안일, 그리고 책임 회피까지 이어지는 '3무'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야당의 관점에서 보면 선관위는 사전 계획 부족으로 투표 현장에서 혼란을 야기한 후, 사후에 법적 해석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사건은 선거 관리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선관위의 계획 미흡과, 그에 따른 현장 혼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시에 공직선거법에 추가 투표용지 배부 절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향후 이 사건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될 경우, 선거 관리 법규의 미비한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관위의 입장과 야당의 비판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표 절차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