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없는 요양병원서 환자 다리 절단…의료 미스터리 심화
인천의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80대 환자의 다리가 절단되어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됐다. 수술실도 없는 병원에서 중증 외과 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불법 의료 행위와 폐기물 관리 실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의 공공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절단된 다리가 인근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80대 여성 환자의 신체 일부로 확인되면서, 의료 현장의 기본적인 안전 기준마저 무시한 의료 기관의 실태가 드러났다. 경찰은 초기 강력 범죄 수사로 시작했으나 요양병원의 자진 신고로 사건의 성격이 급변했으며, 이제는 불법 의료 행위와 폐기물 관리 실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정규 수술실조차 없는 요양병원에서 중증 외과 수술에 해당하는 사지 절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환자 안전과 의료 기준 관리의 심각한 허점이 노출됐다.
지난 10일 인천 연수구 남부권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절단된 다리가 처음 발견되자, 경찰은 사체 유기 사건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연수경찰서 중심으로 구성된 수사본부에는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40명이 증파되는 등 총 1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수사 인력이 즉각 투입됐다. 경찰은 수십 대의 재활용품 운반 차량 동선을 추적하고 방대한 분량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분석하며 실종자 대조 작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을 접한 해당 요양병원이 자진 신고를 해오면서 수사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발견된 다리가 해당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환자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수사의 칼끝은 이제 의료 기관 내부의 기형적인 의료 행위와 폐기물 관리 실태를 향하고 있다.
병원 측의 해명은 더욱 의문을 자아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병원 측은 "치료 중이던 80대 환자의 다리에 괴사가 발생해 이를 절단하고 의료용 폐기물로 버렸으나, 청소 직원이 마네킹으로 착각해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 배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상식에 비춰볼 때 이러한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절단을 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괴사한 신체 조직은 특유의 악취와 부패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일반 플라스틱 마네킹과 혼동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정상적인 의료기관이라면 적출 즉시 조직물류 폐기물 전용 밀폐 용기에 담아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 엄격하게 보관해야 한다. 사람의 다리가 청소 직원의 눈에 띄어 일반 재활용 쓰레기로 둔갑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요양병원의 위생 및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 철저히 붕괴되어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묵과할 수 없는 핵심 문제는 절단 과정 그 자체에 있다. 취재 결과 해당 요양병원에는 정규 수술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지 절단은 원칙적으로 감염을 막기 위한 무균 환경과 출혈 통제, 마취가 필수적인 중증 외과 수술이다. 만약 병원 측이 살아있는 조직을 인위적으로 절단했다면, 수술실도 없는 일반 침상에서 무균 장비나 마취과 전문의 없이 패혈증 등 치명적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감행한 명백한 불법 의료 행위가 된다. 반대로 병원 측 주장대로 다리가 완전히 괴사되어 마취나 지혈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저절로 떨어져 나간 수준이었다면, 환자의 신체가 그 지경이 되도록 전원 조치 없이 요양병원에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요양병원의 의료 행위와 환자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경찰은 요양병원에서 불법 수술이 이뤄졌는지를 포함해 환자의 신체 일부가 병원에서 배출된 경위와 관련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신체 부위는 지정 폐기물로 별도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경찰은 병원 측의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요양병원의 의료 기준 관리와 감시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료 기관이 기본적인 수술실 시설도 갖추지 않으면서 중증 외과 수술을 감행했을 가능성, 그리고 의료 폐기물을 일반 쓰레기로 처리한 관리 체계의 붕괴는 의료 감시 기구의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