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귀국 후 당청 간 어색한 분위기…정청래 연임 의지 드러내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 후 귀국했을 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에서 4월과 달리 어색한 분위기가 드러났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연임 의지를 내비쳤지만, 당내에서는 불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만남에서 4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시 정 대표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자 이 대통령은 "수고했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만 건넸으며,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는 지난 4월 인도·베트남 순방 귀국 당시 정 대표와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가 나와 대통령을 맞이했으며,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이 참석했다.
당청 간 관계의 어색함은 이전부터 표면화되고 있었다. 지난 9일 대통령의 유럽 출국 당시 공항 환송 행사에 김 총리는 참석했지만 정 대표는 불참하면서 '명심'을 실었다는 정치권의 해석이 제기되었다. 특히 정 대표가 10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청와대 내에서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협박 아니냐" "결국 당이 쪼개지는 것을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에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대통령 귀국 전날 입장문을 통해 김 총리와 정 대표 모두 귀국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의 귀국 후 일정 변경도 당청 간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순방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초청하는 대신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8일 2시간 45분에 걸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가진 지 11일 만에 다시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분이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월드 클래스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로서의 풍모를 십분 발휘한 역대급 외교 성과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드린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의원들과의 대화에서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흔들리면서 젖으면서 가는 게 인생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며 당 대표 연임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의 문구를 인용한 것으로, 최근의 당내 압박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출마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내에서 정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계속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정 대표는 죽어도 나갈 것 같다. 정 대표가 나오면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면 되는 것"이라며 정 대표의 불출마를 촉구했다. 김영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의 출마 여부가 당원에게 달려 있다, 국민에게 달려 있다 이런 얘기는 한가한 것 같다"며 정 대표를 비판했다.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대표의 90도 인사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며 "90도 인사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치기술이고 정치행위"라고 지적했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정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당원이 심판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당대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