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수분 섭취 휴식, 경기 흐름 끊어 논란 확산
2026 월드컵에서 도입된 수분 섭취 휴식이 경기의 모멘텀을 해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휴식 시간을 감독들이 전술 지시에 활용하면서 경기 흐름이 급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현역 선수들과 감독들도 제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6 월드컵에서 새로 도입된 FIFA의 수분 섭취 휴식 제도가 경기의 흐름을 해친다는 비판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더위 대처를 위해 전반과 후반 중간에 각각 한 번씩 시행되는 이 제도는 애초 의도와 달리 경기 모멘텀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큐라소와 독일의 경기에서 큐라소가 1-1로 동점을 만든 직후 수분 휴식이 시작되자 큐라소가 주도권을 잃고 결국 1-7로 대패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전 축구 스타들도 이 제도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잉글랜드 전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팟캐스트 '더 레스트 이즈 풋볼'에 출연해 "큐라소 선수들이 골을 넣은 후 30초 정도 지났을 때 휴식이 시작됐다. 이것이 그들의 모멘텀을 완전히 죽여버렸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전 국가대표 로이 킨은 '더 오버랩' 팟캐스트에서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경기의 빠른 속도 때문인데, 이 휴식 제도는 경기의 흐름과 모멘텀을 멈추게 한다"며 비판했다. 킨은 미국에서 시행되는 이 제도를 미식축구의 타임아웃과 비교하며 축구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FIFA가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문제는 감독들이 수분 휴식 시간을 전술 지시를 내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감독 로널드 쾨만은 "휴식 시간을 이용해 선수들에게 개선해야 할 점이나 더 잘해야 할 부분을 지시할 수 있고, 이를 우리 팀의 이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실제로 처음 16경기 중 8경기에서 수분 휴식 후 10분 이내에 골이 터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브라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모로코가 경기 초반부터 우위를 점하고 첫 번째 휴식 직전에 득점했지만, 경기 재개 후 10분 이내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의 흐름이 급반전됐다. 캐나다, 미국, 호주, 스코틀랜드, 스웨덴, 이란 등도 수분 휴식 직후 골을 터뜨리며 이득을 본 국가들이다.
FIFA가 이 제도를 도입한 명분은 선수 안전이다. 월드컵 개최지의 최고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수들의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것이 방송사의 광고 시간을 늘리기 위한 구실이라고 지적한다. 더욱 논란이 되는 부분은 FIFA가 날씨, 장소, 위치와 관계없이 모든 경기에서 의무적으로 수분 휴식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는 점이다. 스페인과 케이프베르데의 경기는 애틀란타의 실내 에어컨 스타디움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수분 휴식이 강제되었다. FIFA는 이를 "모든 팀에게 동등한 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서 열린 이라크와 노르웨이 경기에서 첫 수분 휴식이 시작되자 스타디움의 관중들이 야유를 보냈다. 심판은 각 반 시작 22분 시점에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들에게 3분의 수분 섭취 시간을 제공한다. 스페인 감독 루이스 데 라 푸엔테는 극도로 더운 조건에서는 수분 휴식이 타당하지만 모든 경기에서 필요한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휴식을 취하고 상큼해진 후 계속 진행한다. 내일 이 스타디움의 기온이 시원하다면 이러한 휴식이 꼭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노르웨이 감독 스탈레 솔박켄도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선수 안전과 경기 진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FIFA의 당면 과제가 되어 있다.
이번 월드컵 수분 휴식 제도는 명백히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고 있다. 선수 안전이라는 원래 목적과 달리 경기의 흐름을 파괴하고, 감독들에게 전술적 이점을 제공하며, 관중들의 경험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모멘텀 맵을 통한 분석에서도 수분 휴식 후 경기의 흐름이 급격히 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FIFA는 향후 이 제도의 효과를 검토하고 더위가 심하지 않은 경기장이나 실내 스타디움에서는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