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부문 '검은 옷 캠페인'…성과급 격차에 노노 갈등 심화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 부문과의 극심한 성과급 격차(최대 10배)에 반발해 '검은 옷 입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동행노조 가입자가 DX 부문 과반을 차지하면서 조직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며, 노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TV·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에 반발하며 전국 사업장에서 '검은 옷 입기' 집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0일 서울 강동 사업장을 시작으로 16일 구미, 18일 수원 본사까지 확산된 이 캠페인은 DX 조합원이 주축인 제3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주도하고 있으며, 23일 광주와 24일 우면 사업장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직원들은 검은색 옷을 입거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일부는 침묵시위를 벌이는 등 조용하지만 강력한 의사 표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집단행동의 핵심은 같은 회사 내에서 사업 부문에 따라 벌어지는 극심한 성과급 격차에 있다. 증권사 전망치를 기준으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일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의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 등을 합쳐 1인당 최대 6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연봉 1억원(세전)을 기준으로 한 계산이다. 반면 DX 부문 직원은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게 되어, 같은 회사 직원이면서도 10배 이상의 성과급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노사 간 성과급 합의 이후에도 이러한 부문 간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급증했다. 지난달 20일 노사가 반도체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에 합의했지만, 이 합의안이 주로 DS 부문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된 것이다. 초기업노조가 주도하던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가 중재에 나서 극적으로 타결한 이 합의가 사실상 DS 부문 중심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DX 부문 직원들의 조직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동행노조의 조직력 강화는 수치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18일 오후 1시 기준 동행노조 가입자 수는 2만6117명으로, DX 부문 직원 5만1717명 중 과반을 차지했다. 이는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7만6000명을 넘어 총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했던 초기업노조는 노조원 이탈로 최근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했다. 같은 노동조합 진영 내에서 세력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등 공동교섭본부가 지난달 사측과 합의한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총회 투표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 내에서 벌어지는 노노 갈등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총파업으로 회사에 압박을 가했던 초기업노조의 성과가 주로 DS 부문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다른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성과급 배분의 공정성 문제는 단순한 임금 분쟁을 넘어 조직 내 계층화와 부문 간 위계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러한 내부 갈등의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노사 관계의 안정성 확보가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