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이 대통령 맞은 정청래의 90도 인사, 당청 갈등 봉합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공항에서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이는 지난 출국 당시 야당 지도부의 불참으로 촉발된 당청 갈등을 봉합하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나와 대통령을 맞이했으며,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벨기에, 이탈리아, 바티칸을 방문한 후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귀국 당일 공항에서 벌어진 장면이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 앞에서 약 90도로 허리를 깊이 굽혀 인사했고,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귀국 인사 이상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김민석 총리도 허리를 굽혀 인사했지만 별도의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귀국길에 여당 지도부와 정부 인사들이 나란히 영접을 나오면서 출국 당시와는 확연히 다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출국할 당시에는 김 총리 등 정부 인사들만 환송 행사에 참석했고,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시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두고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이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다. 정 대표가 그동안 이 대통령의 순방 의전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왔다는 점에서였다. 통상 대통령 해외 순방 때 공항 환송·환영 행사에는 국무총리와 여당 지도부, 관계 부처 장관 등이 함께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출국 당시 정청래 대표의 불참은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의 연임론과 김 총리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명심'(明心·이 대통령 의중) 논란으로 번졌다. 이 대통령의 의중이 정 대표보다 김 총리 쪽에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 긴장감도 커진 상태였다. 여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결과를 승리로 평가했지만 압도적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론, 국정 지지율 하락 흐름까지 겹치며 당청 모두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대통령이 출국 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국민의 경고'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청래 대표의 귀국길 공항 영접과 깊은 인사는 당청 간 불필요한 확전을 차단하려는 제스처로 읽히고 있다. 정 대표는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순방 중 엑스(X·옛 트위터)에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적으며 당청 간 긴장 국면이 있었다. 이번 공항 장면은 그러한 갈등을 봉합하려는 신호로 해석되는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19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여름철 자연재해 대책 등을 점검할 예정이며,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논의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검증 진행 상황 등이 주요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