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평균 2㎞북상…접경지역 규제완화 본격화
국방부가 민간인통제선을 평균 2㎞ 북상시키고 여의도 150배 규모의 제한보호구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될 이 정책은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하면서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민군상생 정책이다.

국방부가 접경지역의 군사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평균 2㎞ 북상시키고, 여의도 150배 규모의 제한보호구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국정과제인 '민군상생을 위한 국방 분야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하면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다. 국방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군사시설 규제개선 대책을 공식 발표했다.
민통선 조정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민통선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평균 8㎞에 설정되어 있는데, 이를 평균 6㎞ 정도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민통선은 고도의 군사활동 보장이 필요한 MDL 인접지역에서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기준선으로, MDL 이남 10㎞ 범위 이내에서 지정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다만 지역별 지형 차이에 따라 편차가 크다. 강화·김포 등 서부전선은 MDL 이남 1㎞까지 올라간 곳도 있지만, 양구·고성 등 산악지대가 있는 동부전선은 MDL 이남 10㎞까지 내려가 있다. 국방부는 지역별 지형 여건과 작전계획을 검토해 민통선을 조정할 계획이며, 동부전선의 경우 군사작전상 필요한 지역은 현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민통선 조정으로 인한 규제 완화 규모는 상당하다. 현재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여의도 90배(약 270㎢) 면적이 '제한보호구역'으로 변경될 것으로 추산된다. 제한보호구역은 MDL 이남 25㎞ 범위 이내의 민통선 이남 지역으로, 현재 접경지역 국토의 약 2천900㎢가 지정되어 있다. 이 구역에서는 건축물 신축 시 군과 사전 협의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등 개발에 제약이 따른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측량을 통해 이재명 정부 임기 중 제한보호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할 예정이다. 이는 군사작전상 중요성이 작은 지역까지 일괄적으로 제한보호구역에 지정된 현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민통선 조정과 제한보호구역 기준 재설정을 통해 해제·완화되는 보호구역 전체 면적은 여의도의 240배 규모로,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전체 국토 면적(7천900㎢)의 9.1% 수준이다. 국방부는 민통초소 이전, 경계펜스 및 폐쇄회로(CC)TV 설치 등 통제수단을 보완해 규제 완화로 인한 보안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민통선 조정에 드는 비용은 국방예산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 수치가 지도상에서 판단한 것으로, 실제 지형측량과 작전부대별 검토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접경지역의 불필요한 군사장애물 철거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내년에 지방정부가 철거를 요구한 군사장애물 가운데 군사적 효용성이 작아진 용치(대전차장애물)와 도로낙석 등 군사장애물 23개를 우선 철거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도시에 단일도로만 있어서 대전차장애물이 유효했으나, 도시 개발에 따라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작전적 효용이 사라진 경우가 많아진 상황이다. 올해 후반기에는 전수조사를 통해 연차별 개선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접경지역의 차량정체를 완화하고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국방부는 민통선 출입 대기와 행정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 모바일 앱과 간편 인증을 활용한 민통선 출입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접경지역 농업용 드론의 비행 승인·인가 절차도 대폭 간소화하고, 지방정부에 매년 2차례 걸쳐 정기적으로 군 유휴지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과거의 군사시설 규제는 당시의 환경에는 적합했으나, 오늘날의 현실은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며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하고 군이 본연의 전투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선 군사시설 규제개선이 필연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군의 전투력 강화와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