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법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민중민주당 지도부 구속영장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중민주당 한명희 대표와 한준혜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가보안 사이의 법적 쟁점이 본격 재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중민주당 한명희 대표와 한준혜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수사 경과와 심문기일에서의 태도 등에 비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는 검찰이 신병 확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구속을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국가보안법 적용을 둘러싼 법적 쟁점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 대표와 한 사무총장은 북한에 동조하는 이적단체를 결성해 불법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한미 연합연습을 '북침 전쟁 연습'으로 규정해 이를 규탄하는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이 혐의의 핵심이다. 경찰은 민중민주당의 이러한 활동이 합법적 정당 활동이 아니라 북한을 추종하는 이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민중민주당 당사를 압수수색했으며, 한 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법원의 기각 결정은 국가보안법 적용의 엄격성을 요구하는 최근의 사법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각 이유에서 판사는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경찰과 검찰의 혐의 구성이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을 의미한다. 특히 정당의 정치 활동과 이적 행위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와 국가보안이라는 가치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낸다. 법원이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법적 불명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영장심사 직후 기자들에게 "민중민주당은 합법 정당이고 합헌 정당"이라며 "북한과 어떤 연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사무총장도 자신의 영장심사에 출석해 "우리 정당은 적법 정당임에도 수사기관이 정당법을 어기고 임의단체를 만든 것처럼 매도했다"며 "정당 탄압은 파쇼 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정당의 합법성을 주장하면서 경찰 수사 자체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민중민주당 지도부는 자신들의 활동이 정당한 정치 활동의 범주 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제 본격적인 재판을 통해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국가보안법의 적용 범위와 정당 활동의 자유 사이의 법적 쟁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을 요청한 검찰의 입장과 이를 기각한 법원의 판단이 엇갈린 것은 현행 국가보안법의 해석과 적용에 대한 법조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민중민주당의 활동이 정당한 정치 활동인지, 아니면 국가보안법상 이적 행위인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될 것이다. 이 사건의 결과는 향후 정치 활동의 자유와 국가보안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판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