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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공급망 진입한 스피어, 닷새간 425억 수주로 우주산업 성장 신호

국내 특수합금업체 스피어가 스페이스X와의 공급계약을 통해 닷새 동안 425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44%에 달하는 규모로, 우주항공 산업의 양산 단계 전환을 신호하고 있으며 스피어의 주가도 공시 전 대비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급망 진입한 스피어, 닷새간 425억 수주로 우주산업 성장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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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특수합금업체 스피어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의 공급계약을 통해 단기간에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면서 우주항공 산업의 양산 체제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피어는 지난 10일과 16일 사이 단 닷새 동안 총 425억원 규모의 특수합금 공급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스피어의 연간 매출액 약 966억원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 기업이 단기간에 확보한 수주 규모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대량 수주가 단순한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우주항공 산업의 본격적인 양산 단계 진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스피어가 확보한 수주 계약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 16일 공시된 계약은 223억원 규모의 특수합금 원소재 공급계약으로 다음달 21일까지의 기간이 정해졌으며, 10일에 공시된 계약은 202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계약의 상대방이 스페이스X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공시된 약 770억원 규모의 계약에서 스페이스X가 명시적으로 공개된 이후, 올해 계약들은 '미국 글로벌 우주항공 발사업체'로 표기되고 있지만 산업 전문가들은 이것이 동일한 거래처임을 확인하고 있다. 스피어는 현재 스페이스X의 1차 벤더로서 로켓 엔진용 특수합금 공급망 분야에서 미국 외 기업 중 드물게 직접 공급 관계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피어와 스페이스X의 관계는 단순한 일시적 거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지난해 7월 공시된 장기 공급계약의 규모가 2035년까지 총 수요예측 금액 약 1조544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10년의 계약 기간에 최대 3년의 연장 옵션까지 포함된 이 계약은 스피어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보장하는 구조다. 증권가 분석가들은 이번 425억원의 신규 수주가 단순히 한 번에 큰돈을 버는 대형 수주가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매출이 늘어날 수 있는 성장 발판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계약 물량이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 횟수와 연동되어 있어 발사가 늘어날수록 추가 수주와 매출 확대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우주항공 특수합금 발주가 과거의 신규 강종과 벤더 검증을 위한 테스트 성격에서 최근에는 반복 생산을 전제로 한 양산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피어의 사업 기반과 공급망 경쟁력도 이러한 대규모 수주를 가능하게 한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회사는 장기 공급계약 체결 이후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 확보와 국내 밀벤더(제조협력사)와의 장기 계약 등을 통해 원소재 조달부터 생산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구축에 집중해왔다. 항공우주 등급 인증과 비행 데이터 축적에 수년이 걸리는 산업 특성상 글로벌 벤더 네트워크와 공급망 통합관리 역량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진입장벽이 스피어를 미국 외 기업 중 스페이스X와 직접 공급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드문 기업으로 만들었다. 올해 1분기 말 스피어의 수주잔고는 13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6.2% 증가했으며, 이는 1분기 연결 매출의 약 3배 수준으로 향후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피어의 주가 변동은 시장이 이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7월 스페이스X와의 장기 공급계약이 공시되기 전까지 스피어의 주가는 1만~1만1000원대에서 거래되었다. 그러나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진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으며, 올해 3월에는 5만원대까지 치솟아 공시 전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뛰었다. 최근 차익실현 과정에서 조정을 받으면서도 3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공시 전보다 여전히 3배 수준의 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홍예림 연구원은 "스타십 양산이 빨라질수록 검증된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갖춘 스피어의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며 "스피어의 실적은 단발성 수주가 아니라 스타십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함께 커지는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스피어가 단순한 특수합금 공급업체를 넘어 우주항공 산업의 성장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핵심 공급망 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