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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종전 합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가 최대 난제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체결에 합의했지만,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440킬로그램 처리 방식과 경제 제재 완화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커 향후 60일간의 추가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자국 내 희석을 고집하고 있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가 최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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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6일 만에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향후 60일간의 추가 협상을 위한 임시 로드맵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이 합의를 공식 발표했고,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 등이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MOU에 서명하기로 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식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다만 MOU 합의 원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은 벌써부터 주요 쟁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 금지'라는 큰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합의가 '이란 핵무기를 완전히 막는 장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이란 역시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현재 보유한 순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킬로그램의 처리 방안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상당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을 적용하면, 이 우라늄을 추가로 농축할 경우 핵무기 10개를 제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이란의 우라느 처리 방식에 대한 입장은 정반대다. 미국은 이 우라늄을 미국 혹은 제3국으로 반출해 희석해야 핵 위험이 제거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갈리바프 의장의 전략 고문인 메디 모하마디는 '이란 내에서 농축 우라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자국 내 희석을 강조했다. 농축 우라늄 희석은 고농축 우라늄에 저농축 우라늄을 섞어 전체 농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희석한 우라늄을 다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수준까지 고농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희석의 장소가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우라늄 농축 자체를 15~20년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만을 원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 권리를 둘러싼 법적 쟁점도 만만치 않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보장한 평화적 핵 이용권과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5년 이란과 핵 합의(JCPOA)를 체결했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당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했던 만큼, 미국의 요구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내 핵시설 사찰을 확대하고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권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이란은 최종 합의 후 30일 이내에 중동 내 미군이 이란 인근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경제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문제도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이 핵물질 폐기, 핵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이행할 때마다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조건부·단계적 제재 해제'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신속하고 대대적인 경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250억 달러(약 37조5000억 원) 규모의 이란 동결자산 해제에 동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으나, 이란의 전체 동결자산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50조 원)에 달한다. 더욱이 갈리바프 의장의 전략 고문이 공개한 MOU 14개 항목의 초안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이란에 3000억 달러(약 450조 원) 규모의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사실상 전쟁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60일 내에 이 모든 쟁점을 조율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과의 핵합의 실무 협상을 이끌었던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ABC방송에 '향후 60일 안에 이 모든 조율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며 '당시 JCPOA 협상도 18개월이 걸렸다'고 평했다. 또한 이번 MOU에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헤즈볼라, 후티 등 이란의 중동 내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금지 등도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적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란과 고유가로 인한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식의 임시 휴전을 서둘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편의적 휴전'에 만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