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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후 당권 갈등 심화…친청·친명계 신경전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6월 3일 지방선거 평가를 놓고 정청래 대표 지지 친청계와 이재명 대통령 지지 친명계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싸움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SNS 발언과 조승래 사무총장의 평가 방침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8월 17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권력 구도를 둘러싼 신경전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 평가를 놓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친청계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명계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선거 직후 당의 결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의 SNS 글이 당 지도부의 선거 평가와 맞물리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명계 박규환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긴 선거를 패배, 심지어 '참패'로 둔갑시켜 놓고 책임을 지라고 한다"며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박 최고위원은 "기-승-전-정청래 사퇴라는 식으로 당원 총의로 선출된 당대표에게 말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대통령의 '선을 지키자'는 발언을 인용해 당내 결집을 촉구했다. 경북 출신인 박 최고위원은 정청래 대표가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구·경북에서 각각 48명, 60명의 민주당 기초의원이 배출됐다"며 이번 선거의 성과를 강조한 바 있다.

당 지도부의 선거 평가 방침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와 함께 이번 선거를 총괄한 조승래 사무총장은 중앙당부터 지역위원회, 후보 캠프까지 포괄적인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특히 "정부인사 메시지와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 배출, 3선 기초단체장 당선, 대전의회 여성 과반 구성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강조했지만, 서울시장과 경기남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패배와 경기 평택, 부산 북갑 지역 상실은 당내 평가가 엇갈리는 지점이 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의 평가 방침은 현 정부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친명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조 사무총장이 "(김민석 국무총리가) '총리를 그만두고 당권에 도전한다'는 기사에 당사자가 부인하지 않아 사실로 받아들여졌는데 과연 적절했을까"라고 언급한 것이 결국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 사무총장이 지방선거 평가를 이야기하면서 난데없이 총리와 차기 당권 문제를 거론했다"며 "정 대표와 조 사무총장이 현 지도부로서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김지호 대변인도 "지방선거는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이 치르는 선거"라며 "집권여당이 정부인사 메시지의 영향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SNS 발언이 당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문 중 SNS에 "집권여당은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진영 논리보다 민심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는 정청래 대표가 '1인 1표제' 도입과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강성 당원의 요구사항을 연이어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성명을 통해 "정 대표의 행보는 국정 철학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밝혀 갈등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광범위한 지지, 즉 '당심'에 힘입어 당대표에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강성 당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이 대통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과 민심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당내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고 결집할지가 향후 정치 일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