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서 쓰레기 줍는 일본 팬들, 18년 자원봉사 전통으로 화제
2026 월드컵에서 일본 팬들과 대표팀이 경기장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치우는 청결 문화가 국제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의 체계적인 교육과 18년간 자원봉사를 이어온 개인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이 문화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의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4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력만큼이나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일본 팬들과 대표팀이 보여주는 놀라운 청결 문화다. 6월 14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 대 일본 경기 후, 일본 응원단이 관중석에 남겨진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치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CNN을 비롯한 국제 언론들은 일본인 특유의 문화 덕분에 그들이 다녀간 자리는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다고 분석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가장 깨끗한 팀'이라는 평가에서는 일본이 확실하게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청결 문화는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는 체계적인 문화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 리더십 전문가이자 미치키 모건 월드와이드의 창립자인 노조미 모건은 8살 때 시애틀에서 도쿄로 이사하며 학교에서 경험한 문화적 충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밖에서 신는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 실내를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문화였다. 모건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내내 교실은 물론 계단의 낙엽을 쓸고 화장실까지 청소했다며, 일본의 유명한 격언인 '나는 새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를 인용했다. 이는 청결함을 단순한 위생 개념을 넘어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과 존경심으로 보는 일본 문화의 핵심을 보여준다.
일본 대표팀의 청결 문화는 경기장의 관중석을 넘어 라커룸까지 확대된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당시 경기가 끝난 후 일본 팀의 라커룸은 먼지 하나 없이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을 보여줬으며, 그들이 머물렀다는 유일한 흔적은 감사 편지와 종이학뿐이었다. 이는 승패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관행으로, 국제사회에서 큰 감동을 주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주장이었던 하세베 마코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생활을 하며 국가대표로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일본만큼 거리가 깨끗한 나라는 없다고 밝히며, 축구 선수를 넘어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훌륭한 정신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후 팬들이 쓰레기를 치우는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고, FIFA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이들의 노력을 극찬했다.
이러한 청결 문화를 주도하는 인물 중 한 명이 츠노다 히로카즈다. 그는 2008년부터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관중들이 남긴 쓰레기를 치우는 자원봉사를 해온 18년 경력의 봉사자다. 츠노다에게 경기장은 단순히 돈을 내고 들어왔으니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곳이 아니라 신성한 공간이다. 그는 성인이 되어 딸의 학교 청소를 도우면서 비로소 청소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츠노다는 경기장에 늘 여분의 쓰레기봉투를 챙겨가며, 이제는 다른 나라 팬들도 이 청소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 일본인보다 외국인 팬들이 더 많이 도와줄 때도 있다는 것이다. 츠노다는 그럴 때면 큰 소리로 감사하다고 칭찬하며, 타국에서 칭찬을 받는 기분 좋은 경험이 그들을 다시 행동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일부에서는 팬들이 청소부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츠노다는 약 500명의 경기장 자원봉사자들이 그들에게 다가와 감사를 표했던 순간을 언급하며, 결국 경기장은 깨끗해지고 누구도 손해 보지 않으며 자원봉사자와 청소 스태프들은 일찍 퇴근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더 나아가 츠노다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쓰레기 줍기가 더 넓은 의미의 자원봉사로 향하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그는 재난 지역이나 해외로 봉사를 떠나는 것만이 훌륭한 것은 아니며,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것,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무거운 짐을 든 사람을 돕는 것 모두가 누군가의 문제를 돕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청결 문화는 단순한 위생 관념을 넘어 공동체를 위한 책임감과 배려의 정신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