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교권보호국' 현실 정책으로 추진…교육계 찬반 엇갈려
드라마 '참교육'의 가상 조직 '교권보호국'이 현실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민주연구원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제안했고,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동의했으나 교육계에서는 형식적 기구 설립보다 실질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서 다루는 가상의 조직 '교권보호국'이 현실의 정책 논의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지난 12일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고, 이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경기도 차원의 유사 기구 설립을 공개 토론하겠다고 나서면서 교육계 전역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학교폭력 등으로 무너진 교실 현장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실제 교육 정책의 방향성까지 좌우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연구원이 제안한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은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과는 지향점을 달리한다. 드라마 속 조직이 감독관의 폭력과 응징을 통해 무너진 교실 질서를 강압적으로 바로잡는다면, 현실의 교육활동보호국은 민원과 분쟁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통합 지원 체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현재 교사가 민원, 신고, 조사, 소송, 학부모 갈등을 개인적으로 감당하는 구조를 국가와 교육청이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기관 책임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을 국가책임형 컨트롤타워로 설치하고, 시도교육청에 교육활동보호지원센터를 법정기구화하며, 교육지원청에 현장지원팀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행정 지원과 분쟁 조정, 법률 지원 등을 정부와 교육청이 전담함으로써 교사를 비롯한 학내 피해자의 편이 되겠다는 취지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이 제안에 빠르게 응응했다.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두고 공개 토론을 제안한 것이다. 안 당선인은 '경기도형 교권보호국'의 목적을 학생의 등교가 설레고 교사가 존중받으며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를 만드는 데 두겠다고 밝혔으며, 찬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교권 침해 문제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교육 현장의 핵심 과제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악성 민원, 교사 폭행, 학생 생활지도를 둘러싼 분쟁 등이 교육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그러나 교육계 내에서는 이러한 정책 제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입장문을 통해 교사 개인이 민원과 분쟁의 최전선에 홀로 서는 현실에서 벗어나 학교와 교육청,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제도가 또 하나의 행정조직을 만드는 데 그치고 새로운 보고 체계와 절차만 늘어난다면 오히려 현장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형식적인 기구 설립보다는 실질적인 지원과 보호 체계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도 현실적인 정책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인교대 박주형 교수는 특정 이슈에 대한 전담 기관을 만드는 방식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교육활동 보호 업무는 기존 교육행정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분리해 다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올해부터 시행된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법처럼, 현실적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학생 인권과 교육적 권한의 관계를 고려한 정책과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권 보호라는 명제 하에서 학생 인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한쪽 편만 들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드라마 '참교육'이 촉발한 이번 정책 논의는 교육 현장의 심각한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때는 형식보다는 내용을, 기구 신설보다는 실질적 지원 체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교육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면서, 교사가 안심하고 학생이 존중받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