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새 핵합의 14일 서명 예고…호르무즈 해협 개방 추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새 핵합의가 14일 서명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화상 회의를 통해 양해각서에 전자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란 정부는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새로운 핵합의가 14일(미국 현지시간) 서명될 것이라고 공식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전쟁 종전과 비핵화 문제를 다룰 합의가 14일 서명될 예정이며, 서명 직후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모두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 안보와 국제 무역에 직결되는 중대한 발표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협상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직접 비판하며 자신의 합의가 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합의를 "핵무기로 가는 쉽고, 아름답고, 순탄한 길"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고, 자신이 추진하는 새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핵무기 확보 차단 장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며, 구매, 개발 또는 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비핵화 약속을 문서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경제적 보상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한 현금 17억 달러를 포함한 수천억 달러와는 달리, 이번에는 돈이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현재 양국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MOU)는 이란의 비핵화 관련 조치에 맞춰 동결자금과 제재를 푸는 방향으로 알려져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서명과 동시에 별도의 현금 지급 같은 직접적 경제 대가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이전 합의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표현으로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처리 문제도 합의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군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언급하며 "적절한 시기에 B-2 폭격기와 뛰어난 조종사들 덕분에 강력한 화강암 산맥 깊숙이 묻혀버린 '핵 먼지'를 확보해, 이란에서든 미국에서든 희석 및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의 핵물질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합의 이행 과정에서 미국의 강한 감시 체제가 작동할 것임을 암시한다. 동시에 합의 이행이 순탄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압박을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메시지도 내재되어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14일 화상 회의를 열고 MOU에 전자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카타르 측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MOU에는 휴전 60일 연장,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 개시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측 수석대표가 대면 서명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미국 대통령이 15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어서 일정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정부는 아직 14일 서명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MOU 서명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으며, 14일 서명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이번 합의는 협상의 최종 단계가 완료되는 대로 서명·발표될 것"이라며 "서명은 디지털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으나, 이는 구체적인 일정 확정과는 별개다. 이란 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국내 정치 상황과 의회의 동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